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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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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일기

영화는 삶의 소설이다

Hulot 2021. 11. 11. 15:27


지난 4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배급사 슈아픽처스와 함께한 ‘신나는 극장전’에서 미리 소개한 엠마누엘 무레의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2020)이 오늘 개봉한다. 예전 ‘체인지 어드레스’가 2011년에 개봉했으니 근 십년 만의 사건이다.
올해 초, 아르테Arte에서 그의 영화 다섯 편을 묶어 상영하면서 썼던 제목을 빌려 말하자면 엠마누엘 무레는 ‘사랑(하기)의 예술 L’art d’aimer’의 작가다. 사랑하기의 방법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아무튼, ‘러브 어페어’를 본다면 그가 감정에 있어서 그 무엇도 금하지 않는 작가임을 깨닫게 된다. 이런 종류의 작가는 드물다.


그래서 ‘러브 어페어’ 보다는 영화의 원제 ‘말하는 것과 하는 것’이라는 또 다른 제목에 담긴 말과 행동 사이의 심원의 간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들 각자는 삶에서 행하는 주인공이면서 자신의 삶을 서술하고 말하는 이들이다. 무레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일들이-그의 영화에서 그런 일들 대부분은 사랑에 빠질 때이다-벌어질 때마다 우리의 삶을 다른 식으로 기술하고 말하는 것들을 관찰하게 한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어떤 감정에 사로잡힌 이들이 서로에게 무언가 (고백처럼) 말을 하는 순간들이다. 어떤 의미에서 말하기는 또한 행동이다. 그리하여, 삶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에게 영화는 우리들 삶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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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Les choses qu'on dit, les choses qu'on fait (2020) 엠마누엘 무레 Emmanuel Mou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