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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필립 가렐의 잔지바르 시대 본문
지난 4월, ‘요나스 메카스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Re:Voir’의 대표인 핍 초도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하반기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실험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프레임워크 Framework’라는 기획을 하기로 했다. 매달 정례 상영으로, 그 첫 시작은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의 작품을 상영하는 일이다. 2020년 존 카사베츠 영화를 아카이브로 조성하면서 그해 4월, 카사베츠 작품과 더불어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를 함께 상영하는 기획전을 생각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계획은 무산됐고, 셜리 클라크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 아쉬움도 남았고, 탄생 백 주년의 요나스 메카스와 더불어 동시대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의 역사를 재고할 기회를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
일단, 8월 ‘시네바캉스’ 기간에는 일종의 프리-프로그램의 느낌으로 실험영화 정기 상영을 홍보도 할겸 필립 가렐의 두 편의 ‘잔지바르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 ‘잔지바르 영화’와 관련해서는 이제는 꽤 오래전의 일이지만 2005년, 광주혁명 25주년을 기념하면서 35편의 영화를 상영한 ‘영화와 혁명’ 전에서 자키 레이날의 <두 번 Deux fois>(1968), 피에르 클레망티의 <혁명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전진>, 그리고 프레데릭 파르도의 <잔지바르 홈무비>(1968)-이 작품은 필립 가렐의 <처녀의 침대>의 제작에 관한 다큐멘터리다-를 상영하면서 소개한 바 있다.
‘잔지바르 집단’은 실비나 부아소나의 풍요로운 예산 지원으로 제작의 자유를 추구할 수 있던, 자키 레이날에 따르면 영화의 죽음을 원하고 댄디이기를 추구한, 정치적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체제 바깥의 시인이고자 했던 공동체다. 가렐의 영화 두 편, <폭로자>와 <처녀의 침대>를 상영하는 것은 이번 ‘시네바캉스’의 테마가 ‘나의 스무 살, 청춘’이기에 선택된 것이기도 하다. 가렐의 ‘잔지바르 시대’는 청춘 시대와 언더그라운드, 그리고 공동체를 둘러싼 수수께끼로 가득한 시대다.
07.29. 17:30 폭로자 Le révélateur / The Revealer | 1968│ 필립 가렐 Philippe Garr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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