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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희망 없는 자들 - 미클로스 얀초의 '검거' 본문

영화일기

희망 없는 자들 - 미클로스 얀초의 '검거'

Hulot 2023. 7. 23. 17:05

‘검거’라는 영어 제목과 달리, 이 영화의 원제 Szegénylegények는 불쌍한 사람들, 혹은 ‘희망 없는 자들'을 의미한다. 이 제목은 헝가리 푸슈타(대초원) 한 가운데에 있는 기묘한 수용소 또는 강제 수용소에 갇혀 있는 익명의 수감자들을 가리킨다. 모든 공포는 이 대초원의 화창한 하늘 아래에서 일어난다. 얀초는 자신의 주제가 늘 어떤 사람들이 항상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려는 사회 상태에 대한 탐구라 말했는데, 이는 구 공산권 국가만이 아닌 특별한 보편성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사실 현재적이다. 피억압 계급 출신이라고 해도 일단 권력을 잡으면 그들은 변하고 지배 계급이 사용하던 기술을 활용해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려 한다. 이런 역사 수업은 정치적 무브먼트를 반영하는 영화의 다양한 움직임과 스타일로 표현된다. 루카치가 '도그마는 맑스주의의 최대의 적'이라 말했던 것처럼, 얀초는 상극적인 것들의 만남을 끝없이 조직하는 움직임을 통해 역사를 표상한다.

 

 

지난 해 '헝가리 특별전'에서 얀초의 <대결>과 관련한 토크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의 영화에서 우리는 정치적 무브먼트를 반영하는 최소한 네 가지 움직임들, 즉 역할에 주어진 개인적 움직임, 집단적 움직임, 원형의 커뮤니티 댄스, 조직화된 집단의 움직임(스크럼) 등을 판별하고 이러한 무브먼트의 탐구를 통해 역사적 운동, 열린 정치성의 복잡한 기호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다. 그 대상은 대부분 성공이 아니라 실패한 혁명으로, 자유를 향한 시도와 좌절의 (반복의)역사를 통해 권력의 복잡한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검거’는 미클로스 얀초의 첫 번째 와이드스크린 영화다. 디지털 복원판, 7월 23일. 오늘 첫 상영. 

18:30 검거Szegénylegények / The Round-Up (1966) 미클로스 얀초(Miklós Jancsó)

 

헝가리의 전설적 의적인 산도르 로자의 이야기를 통해 헝가리의 역사를 다룬 영화. 1869, 헝가리의 총독 기데온 라데이는 대대적인 반란군 검거 작전에 나선다. 붙잡힌 반란군들은 대평원의 감옥으로 끌려가 잔혹한 고문을 받지만 헝가리 독립운동 지도자들은 자부심과 위엄을 잃지 않고 당당히 저항한다. 1966 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

 

 

검거Szegénylegények / The Round-Up (1966) 미클로스 얀초(Miklós Jancs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