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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승 -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회고전 본문
‘나는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1965년작 <부전승>을 보기 위해 47년을 기다렸다…”
지난 5월, 영화 평론가 리차드 브로디는 The New Yorker에 실은 글에서 뉴욕 메트로로그라프 극장에서 개최하는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회고전’에 관한 자신의 기다림을 이렇게 표현했다. 1975년, 열 일곱살의 브로디는 스콜리모프스키의 영화를 찰스 밍거스에 비유하며 자신이 현직 평론가라면 가장 쓰고 싶은 세 편의 영화 중의 하나가 <부전승>이라 말한 고다르의 글을 읽고는 그 때부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를 기다려왔다고 한다. 상영 후의 소감에서 그는 이 영화가 마틴 스콜세지의 <성난 황소>에 비견되는 탁월한 복싱 영화로-실제로 스콜리모프스키는 복서이기도 했다- 대담한 롱테이크 시퀀스들, 특히나 스콜리모프스키가 직접 연기한 기차에서의 놀라운 장면은(극장에서 직접 체험하기를 바란다) 톰 크루즈가 <미션 임파서블>에서 시도한 그 어떤 것보다 더 무서운 장면이라 덧붙였다.
지난 4월의 런던 BFI Southbank, 그리고 뉴욕에 이어 서울에서도 8월 30일부터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회고전’이 시작한다. 1964년 장편 데뷔작 <신원미상>과 신작 <당나귀 EO>(2022)를 포함해, 모두 열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그의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기 위해 뉴욕의 평론가처럼 수십 년을 기다려온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영화가 지금까지 <부전승>의 복서처럼 기다려져 왔다는 것이다. 복싱의 경험이 영화 감독으로 작업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복싱 선수가 링에 올라갈 때 특별한 점은 절대 눈을 감지 않고 펀치를 맞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타격을 받은 후 상황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복싱은 그의 삶에서 최악의 순간을 눈을 뜨고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매번 위험을 감수하며 촬영된 그의 작품은 오랜 시간을 버텨온 영화들이다. 2009년 전주영화제에서의 첫 번째 회고전 이후 오래간만에 다시 그의 작품들을 서울에서 만날 기회다.
2023 폴란드 영화제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회고전
08.30.-09.10. 2023
신원미상 Rysopis (1964)
부전승 Walkower (1965)
장벽 Bariera (1966)
출발 Le départ (1967)
딥 엔드 Deep End (1970)
외침 The Shout (1978)
손들어! Ręce do góry (1981/1967)
문라이팅 Moonlighting (1982)
안나와의 나흘 밤 Cztery noce z Anną (2008)
당나귀 EO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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