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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1/08 (5)
CINEMATHEQUE DE M. HULOT
“화가의 작업은 영화 감독의 작업과 완전히 대조되는 고독한 과정입니다. 시간도 화가에게는 다릅니다. 화가는 자신의 시간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감독의 시간은 산업 공정에 더 가깝습니다. 그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고 개인 시간의 특권이 없습니다. (영화작업의 시간은) 집단의 시간이며 돈으로 계산됩니다.” 화가 안토니오 로페스는 햇빛을 받으며 빛나는 모과 나무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화폭에 담기 위해 많은 시간을 그의 정원 앞에서 보낸다. 하지만, 매일 독자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날씨가 불안정한 가을 마드리드의 태양 아래에서 순간마다 변모하는 햇빛 속의 모과나무를 그림의 형상으로 화폭에 옮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빅토르 에리세는 화가의 이 불능의 창조행위..
무주산골영화제가 출간한 작고 예쁜 보라색 표지의 ‘정치와 저항의 시네아스트-클레베르 멘돈사 필류’를 오늘 받아 읽다가, 올해 칸 영화제서 그가 했던 발언과 지난주 브라질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일에 대해 덧붙여 말하고 싶어졌다. 올해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멘돈사 필류는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시네마테크가 처한 재정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해 브라질 시네마테크는 재정 지원 중단으로 문을 닫았다. 모든 기술자와 전문가가 해고 됐고, 시설은 방치되었다. 멘돈사 필류는 이러한 상황이 문화와 영화에 대한 경멸의 증거라며 정부에 보존의 사원인 시네마테크에 지원을 요구했다. 그의 경고와 우려가 지난 주에 현실로 벌어졌다. 지난 7월 29일 목요일, 상파울루의 브라질 시네마테크 창..
“우리가 사랑하는 질산염 필름처럼, 세상에는 35mm IB 테크 필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그러므로) IB Tech 프린트가 상영되는 것을 볼 만큼 운이 좋은 호기심 많은 관객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시네마테크에서 고전 영화를 봐야할 수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단지 ‘재밌다’는 것일 뿐이다. 내일(수) 상영하는 하워드 혹스의 ‘하타리’는 그 단 하나의 재미 외에도, 이 영화가 35mm IB Technicolor 필름 프린트-절멸한 컬러 방식이다-로 상영된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이 희귀한 프린트는 미국의회도서관에서-미국 의회는 이런 일도 한다- 수집한 것으로, 김숙현 프로그래머가 이 프린트를 상영하기 위해 주고 받는 메일에 따르면, ‘하타리’의 35mm 필름을 원래 소유하던 ..
시네바캉스를 16년째 하면서 바캉스 영화의 전도사마냥(!) 매년 바캉스의 영화, 혹은 영화의 바캉스에 대해 말하게 되는데, 그 가운데-여전히 상영하지 못한 많은 영화가 있지만- 여전히 언급하고 싶은 작품이 과작의 작가인 자크 로지에의 네 번째 장편 ‘맨느 오세앙’이다. 영화의 첫 시작에서-이 장면의 촬영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프랑스 서부의 낭트행 기차 맨느-오세앙 호에서 브라질 여인은 검표원과 차표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다. 이때부터 영화는 습관적 우연을 거듭하며 자꾸 주인공들이 바뀐다. 일종의 ‘환승’ 영화다. 이런 식으로 영화는 파리에서 출발한 ‘맨느-오세앙’호 기차의 루틴한 궤도를 따라가면서 자꾸 일탈한다. 대체로는 언어를 근간으로 벌어지는 오해와 다툼으로,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불어, 영어, ..
올해 초에 상영한 ‘광산’의 감독 오다 가오리는 지난해, 피아 필름 페스티벌 (PFF)이 새롭게 설립한 ‘오시마 나기사’ 상의 첫 번째 수상자였다. 영화의 미래를 개척하는 젊고 새로운 재능 있는 감독에게 수여하는 이 상의 심사위원 중의 한 명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다. 심사위원장은 사카모토 류이치. 그 1회 수상작이 오늘 국내 첫 상영하는 ‘세노테’다. 2회 수상자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을텐데, 올해는 수상자가 없었다. 심사위원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해당작 없음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사카모토 류이치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던 것을 인상적으로 기억한다. 어느 학생으로부터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것이 무섭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은 사카모토 류이치가 그것이 무섭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