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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 죽음의 무도 ‘죽음의 무도’라는 책에서 스티븐 킹은 공포물이 진정으로 어떤 춤, 움직이며 리듬을 타는 탐색이 된다고 썼다. 공포물은 문명화된 방들을 그냥 춤추며 통과해 지나갈 뿐이며, 다른 장소를 탐색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는 말이다. 잘 만든 공포이야기는 그러므로 우리 인생의 한가운데로 가는 길에서 춤을 추면서 우리 자신 빼고는 아무도 모른다고 믿었던 방의 비밀의 문을 발견하도록 한다. 스티븐 킹의 공포에 관한 생각은 안토니오 마르게리티 Antonio Margheriti 의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영화의 원제는 스티븐 킹의 책의 제목과 동일한 ‘Danza Macabra’ 즉, ‘죽음의 무도’이다. 어둠이 자욱한 런던의 거리. 마차가 도착하고 한 남자가 술집에 들어선다. 테이블에 앉아 큰 소..
시네마테크, 필름의 소셜리즘을 위하여 프랑스의 음악애호가인 제임스 클레망은 13,788개의 MP3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했다는 죄목으로 재판에 기소됐다. ‘다운로드는 시민의 권리’라 클레망은 주장했지만 온라인 저작권 보호법은 그의 의견을 무시했다. 사안의 성격상 언론의 주목을 끌만한 일은 아니었다. 최소한 고다르가 나서기 전까지는 그랬다. 지난해 클레망은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가 재판비용의 용도로 1,000 유로를 자신에게 기부했노라고 발표했다. 고다르는 이미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온라인 저작권법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다르는 인터뷰에서 “지적 재산권이란 없다. 창작자에게는 권리가 없다. 단지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예술가에게 작품에의 권리가 없다는 고다르의 발언은 영화에 ..
상영 후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와의 시네토크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라온 세대인 만큼 주인공인 백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흑인이 주변 인물이 아닌 주인공인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이나 최근에 나온 빼곤 얼마 없을 것이다. 이번 특별전 '친밀한 삶'에서는 그렇게 영화 속에서 조차 소외되었던 흑인들을 포착한 미국의 독립영화 를 스크린 위에 걸어놓았다. 지난 4월 5일 찰스 버넷의 상영 후 이어진 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와의 시네토크 현장을 옮긴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영화평론가): 이번 특별전 제목을 ‘친밀한 삶’이라 붙인 이유와 관련된 작품이 방금 보신 영화 다. 처음 봤을 땐 흑인의 문제를 다룬 영화여서 강렬한 이야기이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
몬테 헬만은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저주받은 작가였다. 프리웨이를 질주하는 자동차와 방황하는 젊은이를 그린 (1971)은 (1969)의 계보를 잇는 70년대 로드무비의 숨겨진 걸작이지만, 흥행부진 때문에 몬테 헬만은 할리우드 영화사로부터 방출되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은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무엇이든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지만 역설적으로 작가는 그럴 권리를 누릴 수 없었다. 그가 ‘지옥에 떨어진 남자 Hell-Man’라 불리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영화의 역사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작가주의를 주창한 ‘카메라-만년필론’으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아스트뤽은 비평에서 시작해 영화감독이 된 첫 번째 비평가로 누벨바그(특히 고다르)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시기 드물게 이스트먼 컬러로 촬영한 (1..
제국에 대항하는 낭만적인 무법자들 - ‘플라잉 더치맨’을 선두로 탐욕스런 동인도 회사의 선박들이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해 시시각각 몰려오는 상황에서 연맹회의를 개최한 해적들은 전투를 벌일 것인가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인다. 바르보사 선장이 해적들의 규약을 들먹이며 ‘전투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해적왕’이라 원칙을 고수하자 다른 해적 대표 한 명이 발끈하며 ‘규약 따위가 지금 무슨 소용이요’라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이 때 한 발의 총탄이 날아오고 그는 비명소리와 함께 뒤로 고꾸라진다.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정적이 흐르면서 한 남자가 등장하는데, 그가 바로 말로만 전해졌던 해적들의 법률 위원장 티크 선장이다. 티크는 그 유명한 해적들의 법전을 들춰가며 적들과 전투를 벌일 것인가를 투표에 부친다. 그..
2003년 여름에 첫 선을 보인 는 새로운 세기의 관객들에게 테마파크에서나 즐길법한 흥겨운 모험과 여흥을 선사하며 조니 뎁이 연기한 해적 잭 스패로라는 아주 독특한 반영웅을 창조해냈다. 해적 잭 스패로는 18세기 드넓은 바다를 장악하며 제국주의의 확산에 기여한 다국적 동인도 회사의 탐욕과 맞서 싸우는 자유의 대변자이자 신대륙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개척자를 상징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은 이런 설정에 뱃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유명한 전설과 신화를 뒤섞어 보다 환상적인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모험에서 돌아온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와 윌(올랜드 볼룸)은 행복한 결혼식을 준비하는데 때마침 탐욕스런 동인도 회사의 하수인인 커틀러 베켓 경(톰 홀랜더)의 음모로 결혼은 무산되기에 이른다. 해적 잭 스패로를 도..
B급 영화의 제왕이라 불린 로저 코먼의 자서전 제목은 이다. 그는 3백여 편의 이상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 중 2백 80편이 이익을 남겼다고 말한다. 여기서 요점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손해를 보지 않았는가’이다. 이런 탁월한 채산성과 다산의 태도가 로저 코먼의 장인정신이자 B급 영화의 미덕이다. 돈을 버는 일은 A급 영화의 몫이다. B급 영화의 작가들은 야구선수가 타석수를 늘려 타율을 높이려는 것처럼 다작으로 영화사에 기여하고자 했다. 로저 코먼이 괴팍한 인물이거나 남달라서 B급 영화를 만들었던 것만은 아니다. 그가 할리우드 영화계에 뛰어든 1950년대 초반에 독립적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젊은 감독들은 그래야만 했다. 메이저 영화사들이 스튜디오를 매각하고 자사의 영화관을 정리하던..
지난 9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매달 열리는 '시네클럽'의 행사로 존 포드의 를 했습니다. 추석 전야이기도 하고, 시네마테크의 고전 필름라이브러리 영화를 소개할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게다가 에 비해 적게 논의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이번 시네클럽 상영작으로 를 선택하게 된 건 추석을 맞이해서 고향이나 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져 있는 영화이고 잘 설명되어 있는 편이지만 내부적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해볼 만한 지점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두 편의 영화는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반복과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 있다. 또한 그 차이에는 수많은 변경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