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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루이 말, 신사 도발가 혹은 선심초심 본문
지난 해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루이 말 회고전’의 제목은 ‘LOUIS MALLE, GENTLEMAN PROVOCATEUR’이다. PROVOCATEUR는 국내에서는 주로 인터넷 등지에서 글이나 영상으로 특정인이나 집단을 도발해 조회수를 끌어올리는 이들(프로보커터)을 지칭하는데 사용되어, 고약한 느낌을 풍기는 말이 됐지만, 불어의 provoquer는 생기게 하다, 만들다, 그리고 충격을 주다,는 의미로 이 단어는 태생적으로 영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영화의 이미지, 사운드 및 말은 그것의 예기치 않은 만남으로 충격을 주고, 이는 예상치 못한 것을 만들어낸다.
고다르의 <영화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것이 문제고 이것이 힘든 일이다hoc opus, hic labor est’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가 이것이기도 하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 예상치 못한 것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 그리하여 ‘도발’은 ‘형성하는 생각’과 동등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 점에서, 교양 있는 부르주아들 사이에서 작은 '스캔들'을 일으키고, 고급 문화에 심오한 전복적 정신의 작품을 차용하려 했던 루이스 부뉴엘은 탁월한 포로보커터이다.
모든 일에 입장을 요구하고 도덕적 판단을 먼저 내리는 선동가 지식인들과 달리, ‘신사 도발가’ 루이 말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도덕적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예민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뒤흔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유년기의 체험에서 영감을 얻은 <마음의 속삭임>이 그런 감정을 동요시키는 작품이다. 그는 모든 인간에 호기심이 많았고, 극도로 예민했고, 절제된 감성으로 타인을 다뤘고, 내면의 연약함을 갖고 평생 수천 가지의 일들에 호기심을 가졌다고 한다. 다들 전문가를 자처하는 시대에, 시나리오 작가 장 클로드 카리에르는 스즈키 순류의 말을 인용해 루이 말의 특별함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초심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의 마음에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금요일 저녁 7시에 마지막으로 <마음의 속삭임 Le Souffle Au Coeur>(1971)을 상영하고, 황덕호 재즈평론가와 루이 말과 재즈: 시드니 베셋 & 찰리 파커”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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