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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 상영 후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클럽을 개최합니다. 첫 번째 시네클럽은 고전기 영화를 중심으로 ‘클래식’ 혹은 ‘고전’이라 부르는 작품들의 현대성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영화의 클래식은 1950년대 말까지 특정한 스타일을 선보인 영화들을 지칭합니다. 이 시기 영화의 보편성을 이뤄낸 특권화된 장소는 역시 ‘할리우드’입니다. 할리우드 영화는 스타와 장르의 결합, 명백함과 투명성, 통일성, 조화로움, 공통적인 감정의 표현 등의 특성을 갖고 있었는데, 이러한 영화의 클래식은 종종 낡은 것으로 치부되곤 하지만, 반대로 영화 매체의 유년기의 활력과 젊음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에릭 로메르가 말했듯이 모던에 앞서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클래식의 현대성을 이해할 필요가..
고모리 하루카의 다큐멘터리 의 제목에 있는 '하늘 空'은 두 가지 의미를 지시한다. 그 하나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을 하늘이다. 그 하늘 아래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에 살고 있는 아베 씨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2011년부터 작은 규모의 동네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하늘을 향해 귀를 기울인다. 라디오 방송의 전파가 공중으로 발사되는 상태, 방송중(on air)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사라진 마을이 다시 재건되고 있는 미래에의 하늘이다. 이 하늘은 영화의 몇 장면들에서, 그리고 특별히 영화의 마지막에 가게의 뒷 문으로 바다로 향한 신작로 길과 새로 건설되는 시가지의 모습으로 중요하게 부각된다. 이 두가지를 담아내는 것으로 우리는 하늘의 풍경에 대해 말할 수 있고, ..
지난해 부터 상영을 생각했던 프레드릭 와이즈만의 신작 의 상영과 함께 연속기획으로 준비한 첫번째 ‘프레드릭 와이즈먼 회고전’을 3월 23일부터 개최한다. 이번의 테마는 ‘공공’이다. 공공 기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즐겨 만들었던 와이즈먼의 작품에서는 보이스오버를 통한 해설이 전혀 없고, 촬영되는 인물이 카메라를 의식하는 일도 거의 없다. 이를 통해 영화는 필요 이상으로 그 환경에 개입하지 않고 관객을 공공 기관의 내부로 다가가게 이끈다. 와이즈먼의 카메라에 포착된 공공 기관은 뉴욕 도서관에 관한 다큐에서 말해지듯, 민주주의 사회의 기둥으로 만인에게 개방되어 있고, 온 세상에 만연한 불관용에 반대하는 정신을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와이즈먼의 다큐가 담아내는 공공성의 본질은 실은 코로나 이후 다시 한 번 ..
원래는 후카다 고지 深田晃司 감독의 상영 후에 실시간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려 했었다. 하지만, 매년 작품을 선보이는 이 부지런한 감독은 지금도 새로운 영화의 작업중이라, 시간을 예정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본인은 매번 작품 제작이 성립 가능한지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고 있고, 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그리 안정된 상태는 아니라 말한다.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사전 인터뷰는 지난 2월 25일 밤에, 대략 40여분 줌을 통해 진행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해외 영화제에 가서 프랑스, 한국, 모로코 등의 저와 동년배 혹은 저보다 젊은 감독들과 얘기해 보면 대부분이 저보다 2배 이상의 예산을 책정해서 찍고 있더군요”라며, 일본은 지원금이나 문화 ..
스즈키 다쿠지의 을 보고 있으면 지난해 회고전으로 소개한 오바야시 노부히코나 혹은 구로사와 기요시, 만다 구니토시처럼 8mm 개인 영화로 시작해 감독이 된 세대들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취와 어떤 질문들과 마주하게 되는데-스즈키 다쿠지는 고등학생때 8미리 영하를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었고, 도쿄 조형대학 시절에 8미리 영화를, 이어 80년대 자주제작 영화를 만들었다- 이를 뭐라 단정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영화에는 늘 영화를 처음 마주하는 순수한 매혹이 있으면서도 영화(역)사의 끄뜨머리에 자신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그럼으로 해서 하나의 물리적 움직임에도 다른 영화의 역사-이야기가 작동하고 어떤 제한과 경계도 손쉽게 건너는 자유로움으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이 ..
최근 영화관에 관한 두 가지 소식과 성명에 있었다. 그 하나는 어제 발표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을 보존하자는 성명이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는 1963년에 개관해 2006년에 폐관했지만, 철거를 면해 기적처럼 원형이 남아있는 이 극장을 현대화하기 위해 원주시가 극장을 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매입에 35억원, 리모델링에 15억원이 필요하다는데, 이 정도의 비용으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단관극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일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 2005년 12월, 스카라 극장의 철거를 마지막으로 서울은 만회할 기회를 잃었지만 원주에는 극장의 파멸을 피할 시간이 남았다. 다른 하나는 홍대의 상상마당 시네마로, 지난해 문을 닫았다가 영화사업부를 축소하고 지금 한창 새로운 운영자를 찾아 공모..
후카다 고지 深田晃司 감독과 온라인 사전 인터뷰를 했다. '일본 영화의 현재 Japanese Cinema Now’ 기획전에서 (2019)의 상영 후에 소개할 영상으로, 감독이 신작 촬영중이라 온라인 토크 시간을 미리 정하기 어려워 바쁜 일정을 피해 미리 사전 촬영을 줌으로 하기로 했던 것이다. 다음 날, 감독은 트위터에 사전 인터뷰와 서울에서의 상영 소식을 전하는 글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이 영화가 온라인 상영을 대체로 했기에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봐달라는 부탁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코로나 감염확산으로 경영난에 처한 일본 미니시어터를 돕는 ‘Save the Cinema’ 운동을 주도했고, 지금은 여러 영화인들과 일본판 ‘영화진흥위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는 일본에는 한..
‘아름다운 삶’이란 제목으로 전후의 이탈리아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기획에서 내세우고 싶은 작품 중의 하나는 오늘 첫 상영하는 에르마노 올미의 신성한 술냄새로 가득한 ‘거룩한 술꾼의 전설’이다. 이탈리아 영화 시스템의 바깥에서 거의 은둔자의 영혼으로 영화를 만든, 이를테면 비전문 배우를 기용한 1978년작 와 같은 그의 작업을 고려한다면, 이 영화는 조금 낯선 길의 작품이다. 전문적인 배우-의 리플리컨트 룻거 하우어가 술꾼을 연기한다-의 기용에 특별한 촬영감독의 선택-이 영화의 촬영감독 단테 스피노티는 등의 마이클 만 영화의 촬영감독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소설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세계는 전적으로 올미의 성스러운 영혼으로 가득한데, 가령 인간은 타인에게 기꺼이 구원의 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