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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물리학 박사가 영화 감독이 된 특이한 이력의크지쉬토프 자누시 영화의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는 지식인에 대한 특별한 성찰, 이를테면 무력함의 잠재력에 관한 것이다. 가령, 의 얀과 안나는 자신의 활발한 직업 생활을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지방에서의 조용한 삶이 더 아름답고 낫다고 여긴다. 반면, 마렉은 재능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시골에서 자신의 능력을 낭비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말한다. 마렉은 그들의 삶이 체호프의 희곡처럼 침묵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말하지만, 안나는 반대로 "체호프에게는 많은 일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렇듯 이 작품에서는 아무 일도 아닌것 같은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자누시가 인터뷰서 했던 다음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리학은 미스터리를 다룹니다. 문제를 조사하면서..

올해 네마프 2022의 주제 ‘자연은 미디어다'와 연계된 '얼터너티브 시네마전: 확장된 자연' 섹션의 상영작 선정과 짧은 취지글을 썼다. 얼터너티브 시네마전 | 확장된 자연 ‘확장된 자연’은 최근 현대미술 전시의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다. 가령, 2020년 산티아고의 헤리티지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Naturaleza expandida: visibilizar lo Invisible를 참고할 수 있다. 미술뿐만 아니라 같은 주제의 실험 영화 기획전 Expanded Nature – Écologies du cinéma expérimental이 열리기도 했다. 인류세 시대에 실험 영화 제작자들의 이미지 탐구가 자연에 대한 경험을 확장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자연’이란 키워드에서 출발한 이 기획전도 같은 주제를..

처음 ‘마리오 바바 회고전’을 개최한게 2011년 6월이었고, 그때 ‘킬 베이비 킬’을 상영했으니 11년만에 이 작품을 다시 디지털 복원판으로 오늘 상영한다. 그 때의 회고전은 ‘하퍼스 바자’와 함께 한 화보촬영 후원금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때 공모제 반대로 영진위의 시네마테크 지원금이 끊긴 시절이다. 마리오 바바 회고전은 늘 하고 싶었던 기획이었고 때마침 기부금 덕분에 공포의 세계를 알릴 기회가 왔다. 모두 35mm 필름으로 ’사탄의 가면’, ‘블랙 사바스’, 기이한 웨스턴 ‘로이 콜트와 윈체스터 잭’, 그리고 ‘리사와 악마’까지 모두 열 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객석에서 관객의 큰 반응이 있던 작품은 지알로 영화인 ‘너무 많은 것을 안 여자’로 기억한다. 근 50년이 지..

신수원 감독의 에서 “너도 언젠가 나처럼 사라질 것이다.”라는 불길한 비문에 따르자면, 마찬가지로 사라질 워기에 처한 것이 과거의 영화만은 아니다. 덧붙이고 싶은 것은 코로나 위기와 더불어 가속화한, 그 자체 역사의 창백한 그림자가 되어버릴, 폐기처분될 운명에 놓인 낡은 영화관이다. 폐관을 앞둔 극장의 천정 한 가운데 뻥뚤린 거대한 구멍은 이미 영화관을 더 이상 그림자가 거주할 수 없는 불가능한 장소로 만들어버렸다. 원래 영화관은 이미지의 빛을 위해 닫힌 공간의 어둠을 필요로 한다.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은 그 어둠을 불가능하게 한다. 대신 그림자는 극장을 떠나 현실을 떠돈다. 영화 내내 필름의 그림자를 쫓아다니는 중년의 영화감독 지완은 그러나 불완전한 필름의 이미지를 들여다 보기 위해 영사기의 불빛 대신..

지난 4월, ‘요나스 메카스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Re:Voir’의 대표인 핍 초도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하반기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실험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는 ‘프레임워크 Framework’라는 기획을 하기로 했다. 매달 정례 상영으로, 그 첫 시작은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의 작품을 상영하는 일이다. 2020년 존 카사베츠 영화를 아카이브로 조성하면서 그해 4월, 카사베츠 작품과 더불어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를 함께 상영하는 기획전을 생각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계획은 무산됐고, 셜리 클라크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 아쉬움도 남았고, 탄생 백 주년의 요나스 메카스와 더불어 동시대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시네마의 역사를 재고할 기회를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

2022 시네바캉스서울 영화제가 7월 28일부터 시작합니다. 올해는 관객회원이 추천한 ‘시네필의 바캉스’ 9편의 영화, 신작 ‘메모리아’를 포함한 아핏차풍 위라세타쿨 미니특별전, 로버트 시오드마크에서 마이클 만까지 도주를 그린 ‘탈주하는 영화’, 필립 가렐의 잔비바르 영화 두 편을 상영하는 실험영화 월례상영, 오페라의 밤, 작가를 만나다(‘오마주’의 신수원 감독), 그리고 시네바캉스 기간에 개최되는 네마프 영화제 프로그램까지. 올해로 17회, 코로나와 함께 벌써 세 번째, 스무 살 서울아트시네마의 여름 ‘시네바캉스 서울’의 첫날 개막일. 개막작은 디지털 복원작 자크 베케르의 (1961). 장 피에르 멜빌이 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영화라 말한 작품이다. 샹테 교도소가 이야기의 무대지만 실제로는 194..

펠린 에스메르의 작품이 몇 차례 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지만, 이상하다 싶은 것은 정작 그녀의 매혹적인 작품 (2017)이 상영된 적이 없다는 일이다. 터키 근작들을 상영하는 이번 ‘유라시아 영화제’를 준비하며 이 작품을 꼭 상영하고 싶었던 이유다. 제목에 포함된 ‘쓸모’는 뒤늦게 이 영화가 도착하면서 도리어 코로나 이후 ‘필수적’인 것으로 존재 증명을 해야 했던 여행과 영화의 유용성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이 우리의 삶에서 여전히 유용한 것으로 남아 있을까. 이런 삶의 질문은 그녀의 전작에서도 드러나듯 특별한 장소에서 제기된다. 이전의 공간, 사이의 공간은 이제는 닫힌 ‘망루’(2012)가 아니라 여행하는 기차의 움직이는 장소로, 언제든 비어 있는 자리로 타인과 교류하고, 창문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삶을..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유라시아 영화제를 내일부터 개최한다. 지난해 포커스는 벨라르스 신예 여성감독. 올해는 그간 상영할 기회가 적었던 튀르키예 뉴웨이브 이후의 영화를 특집 상영한다. 누리 빌게 제일란의 장편 데뷔작 을 개막작으로, , , 그리고 또 다른 튀르키예 뉴웨이브의 대표적 작가인 레하 에르담의 (2016), 세미 카플라노글루의 신작 (2021), 그리고 예심 우스타오글루의 (1999)을 위시해 현재 주목받는 여성감독들, 특히 펠린 에스메르, 제이넵 다닥, 메르베 카얀, 데니스 감제 에르구벤의 근작을 상영한다. 아쉬운 일은 좋아하는 세미 카플라노글루의 ‘유세프 삼부작’이나 벨마 바쉬의 작품, 그리고 레하 에르담의 초기 작품이 모두 35mm 필름이거나 이런저런 여건상 이번에 상영하지 못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