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시네마테크 사태
- 존 카사베츠
- 프랑수아 트뤼포
- 최후의 증인
- 시네마테크
- 에릭 로메르
- 이두용
- 시네마테크 공모
- 최선의 악인들
- 2008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
-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 오승욱
- 버스터 키튼
- 고다르
- 아녜스 바르다
- 박찬욱
- 웹데일리
- 오승욱 영화감독
- 존 포드
- 류승완
- 빔 벤더스
- 시네바캉스
- 서울아트시네마
- 페데리코 펠리니
- 영진위
- 김성욱
- 하워드 혹스
- 배창호 영화감독
- 배창호
- 오즈 야스지로
- Today
- Total
목록영화일기 (268)
CINEMATHEQUE DE M. HULOT
토요일 오후, 극장에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을 보신 분들이라면 결코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순간들을 아마 함께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본 후에 "아! 이건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장면이야."라고 묻게 되는 영화들이 가끔 있는데, 이 그런 영화입니다. 믿기지 않는 장면들로 보는 내내 숨이 막힐것 같은, 마치 기적의 순간을 함께 체험하는 흥분을 느끼는 그런 영화 말입니다. 이런 영화는 예술도, 기술도 아닌 미스터리(신비)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나 나무 그늘아래 있던 꼬마아이가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 나무 담장위로 올라가 수풀 사이로 사라진 말을 호기심에 쳐다보던 그 침묵의 순간이나 영화 후반부에서 그늘을 찾아 조용히 눈을 감는 강아지의 모습은 잊기 힘듭니다. 영화 첫 장면에서 작렬하는 태양 아래 부부..
스탠리 큐브릭 회고전을 맞이하며 큐브릭에 관한한 전설같은 많은 이야기가 내려온다. 영화를 만들면서 큐브릭은 촬영기술에 엄청난 집착을 보였고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백번이 넘는 테이크를 사용한다. 심지어 에서 니콜 키드만과 톰 크루즈가 거울 앞에서 함께 포옹하는 단 한 장면을 얻기 위해 일주일간 촬영했다고도 한다. 그에겐 나름의 논리가 있었다. 큐브릭은 영화에 출연한 감독이기도 했던 시드니 폴락에게 “영화를 잘 만드는 가장 싼 방법은 테이크를 몇 번 더 가는 거야. 수백만 달러를 써서 준비하고 세트를 짓고 사람들을 고용하고 수개월을 걸려 각본을 쓰고, 또 어떤 때는 몇 년까지도 걸리지만, 사람들은 대여섯 번째 테이크에서 그냥 끝내 버리거든. 바보 같지 않나? 서너 번 더 시도하면 또 다른 장면을 얻을 수..
라울 루이즈가 어제 세상을 떠났다. 외국의 영화잡지에 부고란이 있을 정도로 요즘 들어 우리 시대(지난 세기의 절반 이후의 작가를 그렇게 말하고 싶다)의 거장들이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마노엘 데 올리베이라와 더불어 영화제에서 그의 영화를 만나는 일이 가장 기쁜 일 중의 하나였는데 이제 그런 즐거움과 기쁨 하나가 사라졌다. 한 작가의 죽음은 하나의 세계가 사라지는 것이라 말한다. 루이즈의 경우에는 더 많은 세계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가 구축했던 것이 복수성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를 보았을 때 G.V.에 라울 루이즈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던 탓에 잠시 착각을 했던 일이 생각난다. '설마'하면서도 영화가 끝난 후의 G.V.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
알랭 레네의 영화를 진정한 현대영화의 출발점이라 말하면서 종종 간과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그가 프랑스 역사의 어두운 지대를 통과하며 세계 기억(홀로코스트, 히로시마, 알제리 전쟁)의 문제를 다뤘다는 점이다. 레네에게 중요했던 것은 기억의 지리정치학이다. 그는 전후 20년의 침울한 시기동안 프랑스인들이 기억상실증에 빠졌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기억의 계속적인 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레네적 인물들의 무기력은 그들이 과거의 기억과 망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예외적인 인물들, 즉 수용소의 시간에서 되돌아온 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고통은 망각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와 관련한 거짓 기억들과의 다툼에서도 발생한다. (1959)에서 레네는 글로벌한 기억과 개인적 기억의 ..
알베르 시모닌의 원작소설이 처음 나온 것이 1953년의 일이니 자크 베케르가 를 영화화한 것을 꽤 재빠른 시도였다. 갈리마르의 ‘세리 누아르’에 실렸던 이 소설은 초판 20만부가 팔리는 인기를 얻었고 유명한 문학상인 되 마고 상(Prix des Deux Magots)을 수상했다. 은퇴를 앞둔 노년의 갱스터가 주인공들이다. 오랜 친구인 막스와 리톤은 마지막 노후를 편하게 보내려 공항에서 금괴를 강탈하는데, 계획과는 달리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정을 너무 과신했던 탓이고, 금괴 강탈에 야심을 보인 눈치 빠른 신흥 갱 안젤로의 도전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베케르가 이 소설에 관심을 보였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두 사내들의 우정과 배신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게다가 은퇴를 앞둔 그들의 나이..
로만 폴란스키의 에서 주인공은 정말 기이한 인물이다. 그는 이름도 없고, 그저 ‘유령’이라 불릴 뿐이다. 그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지만(그래서 존재가 미미한 그가 세상에 드러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죽었을 때이다), 실로 그가 ‘유령’인 것은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다른 이의 대필 작가로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이미 죽어버린 선임자의 뒤를 계승한다는 것에 있다. 주인공은 그래서 유명인의 대필 작가이자 대필 작가의 대역, 즉 이중적인 의미의 ‘유령’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는 유령이 죽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인물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에서 로저 O 손힐(이름의 중간에 있는 O는 대화에서도 나오지만 '아무것도 아니다')과 같은 일종의 텅 빈 존재를 떠..
6월 7일부터 '인문정신으로 읽는 세계의 도시'라는 테마로, 시민대안대학인 대안연구공동체에서 강좌가 열린다. 이번 강좌는 '도시'를 선정해 도시와 관련한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으로 조금은 독특한 구성이다. '대안연구공동체'는 예전 홍대쪽의 '철학아카데미'보다 진일보한 연구공동체 공간으로 시설과 설비 또한 좋은 편으로, 아담한 카페 같은 공간의 느낌이 있는 곳이다. 이스파한, 페르세폴리스, 브르타뉴, 마꼰다와 마르께스의 도시들, 교토, 시칠리아 등의 도시에 관한 철학적, 인문학적 성찰의 논의가 있다. 이번 강좌에서 나는 두 도시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베를린과 뉴욕. 베를린은 파리와 더불어 유럽 최고의 영화도시였다. 1920년대 바이마르 문화의 베를린은 우파(UFA)가 전유럽 영화계를..
이번 '9주년 개관기념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브루노 뒤몽의 에서 폭력이 이 세계에서 자연스런 것이라 말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그럼 순수한 사람들은 어떡하지’라고 묻는다. 그는 정색을 하며 ‘사람들이 그들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순수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 너 또한 세계에 가해진 굴종에 책임이 있는 거야’라 말한다. 고다르의 에서 나나가 자신의 손을 들어 '내가 손을 드는 것은 내 책임이야'라며 세상의 모든 책임을 말했던 것처럼, 이 순간 남자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폭력에 우리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혹은 선택의 잘못으로) 그런 전쟁과 폭력을 자행하는 이들에게 정치적 힘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삶의 조건이자 모럴의 조건이다. 삶에서 본질적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