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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시네마테크 (43)
CINEMATHEQUE DE M. HULOT
이미 보도를 통해 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10월 22일부터 '루키노 비스콘티 특별전'이 시네마테크에서 열립니다. 시네마테크 개관 이래로 간헐적으로 비스콘티의 영화들이 상영된 적이 있긴 하지만 그의 전작을 상영하는 기회는 없었기에 조금은 야심차게 단편을 포함해 전작을 상영할 계획을 세웠던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상영작의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최근 상영료의 증가(1회 상영료만 3백여만에 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갈수록 상영을 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와 저작권의 문제가 커져서 불가피하게 작품 수가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꾸 이러다가는 영화를 미리 볼 사람을 모집해 상영하는 방식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좋은 작품을 보려는 관객들이 적어지면서 점점 그들이..
유현목 감독님이 세상을 떠났다. 잠깐이나마 감독님과 함께 했던 순간들의 기억이 떠올랐다. 대부분은 사적인 기억들이다. 처음 얼굴을 뵌 것은 90년대 중반으로 기억한다. 예전 사당동에 있던 '문화학교서울'에서였다. 당시 대표님이 '소형영화동우회'의 대표를 하셨는데 유현목 감독님이 동우회의 창립자였다. 그 친분으로 문화학교서울에서 종종 감독님을 뵐 기회가 있었다. 물론 이야기를 나눈 적은 별로 없었다. 그저 뵙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내가 그 시절에 기억하는 유현목 감독님은 지독한 영화광인이었다. 2001년으로 기억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미카엘 하네케의 를 볼 때였다. 영화가 막 시작할 무렵에 앞자리에 꽤 나이가 드신 어른 한 분이 자리를 했다. 종종 국제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긴 했지만 어르신이 ..
자크 타티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은 우편배달부를 주인공으로 모던한 사회의 속도를 그가 어떻게 희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편배달부로 분한 타티는 효율성이 지배하는 어떤 사회의 내면을 질주한다. 제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운송기계를 활용해 우편배달부는 공동체의 감정을 이어주는 편지를 전달한다. 그는 이미 1936년 르네 클레망의 라는 영화에서 우편배달부의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10년이 지난 후에, 타티는 우편배달부를 주인공으로 라는 단편을 만들기도 했다. 이 단편은 1943년 무렵, 타티가 비시정권 하에서 독일에의 협력과 망명 사이에서 고민하다, 친구인 극작가 앙리 마르케와 비점령지대인 생 제베르라는 마을에 내려가서 그곳에서 은둔하다 만났던 시골 사람들과의 교감에서 시작됐다. ..
박희순, 오광록, 이문식, 임원희 등 충무로 개성파 배우들이 정장을 빼입었다. 제일모직 이탈리아 정통 신사복 빨질레리(Pal Zileri)는 비영리 문화공간인 시네마테크를 후원하기 위해 바자(BAZAAR)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올해가 3회째 화보로 1회엔 영화감독들, 2회엔 감독과 배우들이 그 대상이었다. 3회인 올해는 한국 영화계를 빛낸 개성파 배우 15인이 주인공이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영화 문화의 다양성을 보장할 토대를 확장하기 위해 2002년 1월 전국 15개 시네마테크 단체들이 연합해 교육과 문화를 목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비영리 민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를 개관한 바 있다. 이번 화보 촬영에 참여한 영화배우 박희순은 "영화계를 살리고자 하는 비영리 단체 ..
데이비드 린의 영화를 보지 않고 어린 시절을 겪은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올드팬들이라면 어린 시절 텔레비전을 통해 , , 같은 작품들을 보았거나, 70mm 대한극장 시절에 를, 나 를 지금은 사라진 금성극장 등의 옛 극장에서 보았던 경험을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데이비드 린은 고전기 작가이지만, 다른 작가들의 경우와 달리 그의 영화는 세대를 넘어 동시대적인 영화 체험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데이비드 린의 '회고전'은 그래서 마치 영화의 원초적 체험, 그것의 공유의 흔적을 찾아 나가는 여정처럼 느껴진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예전 소격동 시절(아트선재센터)에 마이클 파웰의 회고전과 더불어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국시절의 영화들을 일부 상영한 바 있다. 미리 말하자면, 이번 4월 말부터 열리는 '데이비..
'러시아 모스필름 회고전'이 이제 중반을 넘기고 있다. 1950년대 이후의 영화들, 특히 '해빙기'라 불리는 시기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은데, 그 중의 한 편이 게오르기 다넬리야의 (1963)이다. 이 영화는 아마 이번 회고전에서 소개되는 영화들 중 과 더불어 가장 감미롭고 아름다운 작품 중의 하나에 속할 것이다. 같은 시기 타르코프스키나 미하일 칼라토초프의 장엄하고 엄숙한 주제, 탁월하고 강력한 영상과 비교하면 피아노 소품같은 작품이다. 그런데 이게 꽤나 활기차고 발랄해서 묵직한 감동과는 다른 감각적 환희를 선사한다. 모스크바의 평범한 젊은이들의 일상, 그것도 거의 하루의 이야기가 영화의 전부다. '모스크바, 도시의 교향곡'같은 식의 영화랄까. 영화가 활기차고 발랄한 것은 주인공들이 젊을 뿐만 아니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영진위의 시네마테크의 공모제건과 관련해서 3월 25일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성명서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총회에서 의결된 사항으로 전국적인 시네마테크 단체들이 영진위가 시네마테크 공모전환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천명하는 것으로, 시네마테크를 정치적 외압에서 방어하고 부분적인 재정지원을 빌미로 관리 통제하려는 영진위, 혹은 정치적 세력들에 입장을 표명하는 것입니다. 성명서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시협은 최근 영진위가 시네마테크를 공모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시네마테크와의 문화적 합의를 깨는 중대사안이라 판단한다. 민간 영역에서 진행해 왔던 시네마테크 사업을 영진위가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형태로 보조해 왔을 뿐인데, 지금 영진위는 마치 시네마테크 사업을 ..
에이젠슈테인, 타르코프스키 등 전설적인 러시아 작가들의 영화가 한국을 방문합니다! 1923년에 설립된 러시아 최대의 영화 스튜디오 ‘모스필름’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거대하고 생산적인 영화 스튜디오로 오늘날까지 중요한 영화기관으로 남아 있습니다. 모스필름은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거대 스튜디오로 그 시대에 러시아의 가장 혁신적인 영화감독과 유명 스타들이 참여해 약 3천 편의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미하일 롬, 알렉산더 메드베드킨, 미하일 칼라토초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그리고 구로사와 아키라까지 영화의 창조적인 거장들이 이곳에서 영화를 만들었고, 러시아 영화의 예술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에 개최될 ‘러시아 모스필름 회고전’은 1920년대 무성영화로 영화사의 교과서로 불리는 에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