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QUE DE M. HULOT

고모리 하루카 특별전 본문

영화일기

고모리 하루카 특별전

KIM SEONG UK 2024. 6. 27. 23:29



“저는 고모리 하루카입니다.

이번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저의 특별전을 열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저는 2011년에 있었던 동일본대지진 후에 동북지방 이와테현의 리쿠젠타카타시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이주하여  그곳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재해의 피해를 그리는 게 아니라 재해가 일어난 후에 사람들이  연대해 가는 일상에 주목하면서 기록을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부흥이라는 건, 정말 끝이 없어서 13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일으킨다는 건, 오래오래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긴 시간의 축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이어가는지, 사람과 사람이 함께 견디어 나갈 수 있는지, 사람이 사람에게 기억을 전하고 이어갈 수 있는지를 촬영을 하게 해 주신 분들에게 배우며 만들어 온 다섯 작품입니다. 일본의 재해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이 영화를 봐 주시는 여러분들의 기억들, 경험들, 혹은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게 제게는 첫 한국 방문입니다. 여러분들과의 만남이 기대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만나요.”

-고모리 하루카 감독의 메시지


2021년 ‘새로운 바람-일본영화의 현재’ 특별전에서 고모리 하루카의 <하늘에 귀 기울여>(2018)를 처음 상영했다. 작품 상영 후, 토크를 진행하면서 곧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그녀의 전작들을 함께 상영했어야 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늘에 귀 기울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역 정보를 전달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리쿠젠타카타 재해 FM」의 아베씨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녀가 <파도의 아래, 땅의 위>(2014)에 처음 등장하기에-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그녀가 출연한 작품의 제목은 ‘잊혀진 목소리를 들으러 간다’이다-, 이 작품을 논하지 않고 <하늘에 귀 기울여>를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은 어색한 일이었다.



2011년 4월, 고모리 하루카 감독은 친구인 작가 세오 나츠미와 함께 처음으로 동일본 대지진 이후 동북 해안 지역을 방문했다. 이 여행을 계기로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시간과 거리를 초월하여 이 지역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기록' 작업을 시작했고, 2012년 봄에는 일본 이와테현 남부 해안의 리쿠젠타카타시에 정착한다. 마을에 머물며 이들은 하루하루 변화하는 마을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고모리 하루카 특별전’에서 국내에서는 처음 전작 상영하는 다섯 편의 작품은 3.11 이후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기록이다.

한국 관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고모리 하루카 감독은 “재해의 피해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재해 이후 사람들이 연대하며 살아가는 일상에 주목하며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주목한 것은 피해가 아니라, 그들의 일상과 나란히 있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세계다. 이 작업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영상으로 표현해야 할 필요성과 책임과 관련되어 있다. 고모리 하루카는 그동안 마을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카메라를 통해 촬영하게 되면 갑자기 피사체와 촬영자 간의 관계가 달라져서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므로 타인과의 신뢰 관계 못지 않게 좋은 거리감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모리 하루카의 다큐멘터리는 재난 이후의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생 사이에서 피어난 꽃과 같다고 생각한다.



29일(토)과 30일(일), 양일간에 걸쳐 2012년부터 약 10년에 걸친 고모리 하루카의 기록 작업을 연달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日本映画の現在 +小森はるか特別展

파도의 아래, 땅의 위 波のした, 土のうえ (2014)
숨의 흔적 息の跡 (2016)
하늘에 귀 기울여 空に聞く(2018)
더블 레이어드 타운 二重のまち/交代地のうたを編む (2019)
라디오 시모카지로 - 그때 그 마을의 음악에서 지금 여기에 ラジオ下神白 ―あのとき あのまちの音楽から いまここへ― (2023)

小森はるか監督作品上映会と監督対談
대담| 고모리 하루카 감독, 변영주 감독
일시│6월 29일(토) 오후 7시
<라디오 시모카지로> 상영 후



강연| 기록과 기억 - 지진 재해의 다큐멘터리
일시│6월 30일(일) 오후 3시 30분 <숨의 흔적> 상영 후
참석│고모리 하루카 감독
진행│김성욱 프로그램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