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개막
-‘새로운 영년’ 위한 첫 삽을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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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늦은 저녁, 서울아트시네마 로비가 오래간만에 북적거렸다. 세 번째로 열리는 ‘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관객 맞이에 분주해서다. 극장 한쪽에는 이두용 감독을 포함한 많은 감독들과 영화제 관계자, 관객들이 개막식에 참석하려고 자리를 지키고 있고 다른 한 켠에서는 개막식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모습이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100人 전시. 평소 『씨네 21』 지면을 통해 공개되었던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지하는 각계 인사들의 후원 글이 극장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극장에 들어서게 되면 누구나 친구들이 보내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에 한 겨울 몸과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세살이 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2006년 1월, 시네마테크를 지지하는 ‘친구들’의 참여로 시작된 행사. 2회째인 지난해가 시네마테크의 전용관 설립을 위한 모토 아래 시네마테크의 재정적 안정을 도모한 해였다면 올해는 재탄생의 의미로 ‘시네마테크의 새로운 영년’을 선포하며 시작되었다.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2002년 시작한 시네마테크의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출발하려고 한다”라며 “올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영화로 친구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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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개막식은 권해효 씨의 재치 넘치는 사회로 진행되었고 개막작으로는 버스터 키튼의 <셜록 주니어>가 상영됐다. 7시 30분, 한달 여 동안 열리게 될 ‘친구들 영화제’의 개막식은 그간 시네마테크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개막 영상으로 서막을 열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주최한 영화제 포스터가 시간순서대로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보여진 개막영상은 지난 5년간 시네마테크의 활동을 정리해주는 자리였고 이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할 작품들도 함께 소개되었다. 이두용 감독 특별전, 아벨 페라라 특별전, 프랑수와 트뤼포 특별전을 소개하는 영상과 올해 친구들이 뽑은 영화, 추천의 변을 직접 소개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김영진 평론가, 정성일 평론가, 오승욱 감독, 이명세 감독, 박찬욱 감독, 최동훈 감독, 배우 김혜수 씨 등 이번 영화제에 함께하는 친구들은 자신이 선택한 영화에 대한 추천사를 전했다. 정성일 평론가는 “365일, 2008년 이곳에서 항상 다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로 서울아트시네마의 진정한 주인이 관객임을 상기시켜 주었다.


개막 영상이 끝난 후 시네마테크 협의회 최정운 대표가 무대에 올라 개막식의 포문을 열었다. 최정운 대표는 “영화란 감독이라는 마술사가 빛에 우리의 영혼을 심어 만들어진 것”이라고 나름대로 정의 내린 후 “빛을 비추는 동안 살아 움직이던 영화는 불이 꺼지면서 어두운 창고에 갇히는데, 시네마테크는 세계 각국의 창고에 있는 필름을 찾아서 다시 보여주는 곳이다”라며 시네마테크의 역할을 밝혔다. 이어서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이날 상영작인 <셜록 주니어>의 작품 소개와 함께 2008년 서울아트시네마의 사업계획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2008년 서울아트시네마는 고전명작 필름 라이브러리 구축을 시작할 계획이며, 지역사회 영화문화 활성화 및 시네마테크의 문화적 연대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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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 위원장은 불법복제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서 어렵게 영화 상영을 하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오늘날 극장에서 필름으로 고전 명작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시간의 힘을 느낀다고 전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미디액트가 공동으로 영화 공간을 조성하는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건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안정숙 위원장은 “창작의 영역, 문화의 영역이 중요하다는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달라”며 전용관 확보를 위해 동참해 달라고 부탁을 아끼지 않았다. 권해효 씨는 “마음의 선물은 사양할 테니 현찰을 부탁한다”는 재치 있는 언변으로 좌중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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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축사에 나선 이두용 감독은 야단스럽지 않은 영화제 분위기가 좋다면서 좋은 작품을 상영해주는 시네마테크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두용 감독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친구들 대표인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제가 자신에게는 특별한 의미라며 운을 뗐다. 그는 “영화를 막 시작하려고 고민하던 80년대에 이두용 감독님의 영화를 보았고, 90년대에는 아벨 페라라 감독의 영화가 내게 큰 영향을 끼쳤다”며 “그 감독들이 없었으면 내 영화가 그리 잔인하게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또한 “시네마테크는 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곳이며, 학교 같은 곳이다. 나는 유치원에 온 아이처럼 이곳에서 영화를 보고 젖을 뗄 준비를 하고 있다.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보면서 번듯한 어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라고 시네마테크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


개막식 막바지에는 서울아트시네마 김홍록 사무국장이 2007년 후원 및 결산보고가 이어지고 곧바로 개막작인 버스터 키튼의 <셜록 주니어>가 몽라의 연주와 함께 상영되었다. 이 영화에서 극장 영사기사로 일하는 버스터 키튼은 탐정을 꿈꾸는 청년으로 등장한다. <셜록 주니어>는 무표정한 얼굴, 아크로바틱한 액션이 눈부신 버스터 키튼이 그리는 좌충우돌 연애이야기면서 동시에 영화와 꿈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나 버스터 키튼의 영혼이 육체를 이탈하여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극장 내 관객들은 버스터 키튼이 펼치는 익살스러운 행동에 끊임없는 환호와 탄성을 질렀다. 연주를 맡은 몽라의 피아노와 신비한 전자악기 테레민 소리는 마치 초창기 무성영화를 보듯 극장 내 분위기를 한층 돋우어주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극장 내 로비에서는 간단한 리셉션도 열렸다. 발 디들 틈 없었던 극장 로비. 관객들은 행복한 꿈을 꾸고 나온 표정으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 모두 앞으로 영화제 기간에 보게 될 영화들에 들떠 있는 듯했다. 이제, ‘새로운 영년’을 향한 첫 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좋은 영화를 보면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하니, 1월 한 달 동안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와 함께 행복한 꿈을 꾸길 기대해보자. (이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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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 키튼의 <셜록 주니어>를 몽라의 연주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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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8일 7시 30분, 세 번째로 열리는 ‘2008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버스터 키튼의 <셜록 주니어>를 개막작으로 시작합니다. 이번 ‘2008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지난 5년 동안의 시네마테크 활동을 되돌아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네마테크의 새로운 영년’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개최됩니다. ‘시네마테크의 새로운 영년’을 선언하는 것은, 시네마테크가 영화를 보는 즐거움과 관객과의 교감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을 포함해 더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영화의 역사를 해석하고, 과거의 영화들을 통해 미래의 영화를 이야기하며, 또 새로운 영화의 탄생을 기원하는 소망의 피력이기도 합니다. 피아니스트 몽라의 연주와 함께 개막작 <셜록 주니어>가 상영된 뒤에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후원의 밤’ 행사도 열릴 예정입니다. 

무성영화 시대 극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셜록 주니어>는 지금 이 곳의 시네마테크 공간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할 것입니다. 또, 피아니스트 몽라의 연주와 함께 상영되어 관객들이 새로운 영화 체험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개막식 이후에는 1월 14일(월)에 한 번 더 상영됩니다.)

개막작 소개

셜록 주니어 Sherlock Jr. 1924년 45분 흑백 무성
감독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 잭 블리스톤Jack Blystone
출연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셜록 주니어/영사기사) 캐트린 맥과이어Kathryn McGuire(그의 연인) 조 키튼Joe Keaton(그녀의 아버지) 어윈 코넬리Erwin Connelly(집사/고용인) 워드 크레인Ward Crane(호색한/악당) 포드 웨스트Ford West(극장 지배인/질레트) 제인 코넬리Jane Connelly(어머니) 도리스 딘Doris Deane(극장 밖에서 돈 잃어버린 여자) 루스 홀리Ruth Holly(과자가게 여자) 큐피 모건Kewpie Morgan(공모자) 조지 데이비스George Davis(공모자) 존 패트릭John Patrick(공모자)

작은 극장의 영사기사 겸 청소부인 버스터는 셜록 홈즈 같은 명탐정이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마을의 소녀 캐트린을 사랑하고 있는데, 어느 날 사랑의 라이벌인 워드가 캐트린 아버지의 시계를 훔쳐 버스터에게 누명을 씌운다. 탐정 솜씨를 발휘해보려다 오히려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린 버스터는 실의에 빠진 채 극장으로 돌아와 영사실 안에서 잠이 든다. 꿈속에서 상영중인 영화 속으로 들어가게 된 버스터는 영화 속의 탐정 셜록 주니어가 되어 진주 도난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영화라는 기계장치에 대한 키튼의 매혹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영화에 대한 영화. 극장에서 꿈을 꾸던 키튼의 몸이 분리되어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는 초현실적인 장면은 꿈과 유사한 영화의 특성을 드러내면서 꿈과 현실, 환상과 실재의 경계를 지워버리는 인상적인 장면이다. 영화 속으로 들어간 키튼은 급격하게 점프컷 되는 배경의 변화에 따라 설원에 곤두박질치기도 하고 망망대해 위의 암초 위에 서있거나 담장 위에서 떨어지는 등,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동’을 경험하게 된다. 이 장면들은 상황의 급전으로 인한 웃음을 유발하는 한편 시각적 환영을 창조해내는 영화 매체에 대한 키튼의 자의식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영화 속 영화에서 특히 갱스터를 방불케 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이나 자동차를 돛단배로 만들어버리는 장면 등은 키튼식 액션 개그의 정수를 보여준다.
극중의 영웅 셜록 주니어가 우연의 일치를 통해 위험에서 벗어나거나 지형지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사건을 해결해가는 데 비해, 현실 속의 주인공은 여자친구의 노력으로 자기도 모르는 새 누명을 벗게 된다는 사실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영사실 창문을 통해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영화 속 인물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키튼의 모습은, 영화를 통해 배우고 느끼고 살아감으로써 구성되는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45분에 불과한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이후 우디 앨런을 비롯하여 영화의 자기반영성에 대해 성찰했던 많은 감독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걸작.
[2004년 ‘아크로바틱 액션 개그: 버스터 키튼 회고전 카탈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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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 소개
몽라 Live Performance of Monla
헤이리 페스티발,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에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으며 우리나라의 최초의 여성 테레민 연주자로서 일본, 프라하 등 국내외에서 활동 중이다.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등 정통 음악학교에서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월드, 유로피언, 재즈, 뉴에이지, 라운지, 보사노바, 샹송, 블루스, 랙타임에 심지어는 트로트에 이르기까지 대안적인 뉴에이지를 한껏 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발매된 첫 앨범 ‘꿈꾸는 아이 몽라’에 이어 곧 출시될 2집 앨범에서 영화, 사진, 미술, 전시, 무용, 인형극 등 다양한 예술문화에 대한 관심을 음악으로 표출하려 하는 젊은 ‘씨네마틱 크로스오버(Cinematic Crossover)’ 뮤지션이다.

연주의도
“초창기 무성영화 시절에는 스크린 앞에 오케스트라나 소규모 악단이 자리해서 화면에 맞춰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사는 없이 다른 음향들은 모두 있는 상태로 만들거나 혹은 음악만 집어넣는 형태로도 상영되었죠. 이번 <셜록 주니어>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부분의 절충된 실현과 함께 영화의 해석을 도울 수 있는 '음악과 함께 보는 영화'로 감상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화면에 맞춰 영화의 테마를 곳곳에 장식하며, 특별히 장면에서 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음악 또는 음향의 의도에 따라 영화의 흐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즉흥적으로 연출될 피아노 연주,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일렉트로닉 효과, 1924년경에 개발한 고주파 합성장치로 두 개의 안테나 사이에 흐르는 미세한 전파를 이용한 독특한 악기인 테레민 등의 효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흑백 무성영화의 대표적인 감독 버스터 키튼의 비현실적 공간인 ‘꿈’을 매개체로 하여, 음악과 함께 영화 속 캐릭터들을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난 휴머니즘에 대한 시각으로 바라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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