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트시네마의 수표업무를 맡고 있는 박미량 씨와의 인터뷰


최근의 멀티플렉스에서는 뜯는 티켓들을 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요즘은 기존의 티켓 대신에 얇은 종이로 된 영수증을 주는데, 이것은 영화를 본 뒤 티켓 모으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슬픈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아트시네마에서 보는 ‘뜯는 티켓’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티켓을 받고, 티켓을 확인한 뒤 뜯고, 뜯겨진 티켓을 돌려주는 것은 마치 기계적인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이 과정 속에는 손과 손이 거쳐 만들어낸 흔적들이 있다. 필름과 스크린 위에 흔적을 남기는 영화처럼 티켓에 설렘의 흔적을 남겨주는, 수표업무를 맡고 있는 박미량 씨를 만났다. 





신윤하: 아트시네마에서 어떻게 수표업무를 하게 되었는가?

박미량: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확인하다가 수표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것을 보았다. 마침 시간도 가능했고 공부도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하게 되었다. 사실은 낙원상가 4층 옥상에 있는 아트시네마의 위치와 분위기에 반해서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웃음)

 

신윤하: 아트시네마에서 수표 업무하기 이전에 다른 극장이나 영화제에서도 일을 한 적이 있는가?

박미량: 전주영화제 7회 때 했었고, 몇 회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성영화제에도 2번 참여했다. 그리고 바로 이전에 나다에서도 수표업무를 했었다.

 

신윤하: 수표업무를 하면서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박미량: 얼마 전에 했던 카를로스 사우라 특별전에서 어떤 나이 많은 관객분이 영화를 보고 너무 기분이 좋은데 말할 상대가 없어서 나에게 영화가 너무 좋다고 말하시면서 매우 즐거워하셨다. 그 때 영화를 보고 난 뒤의 흥분과 즐거움이 느껴지면서 나는 그런 감정들을 잠시 놓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민영: 수표업무를 하다보면 아트시네마에서 하는 영화들을 다 못 보는 것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박미량: 맞다, 극장에서 하는 영화들을 못 보는 것이 아쉽다. 지금 친구들 영화제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 중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영화 보러 오기 때문에 월요일 빼고 매일 극장에 온다.(웃음)

 

신윤하: 아트시네마에서 했던 프로그램 중에서 어떤 것이 좋았는가?

박미량: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청년 필름 10주년 영화제, 카를로스 사우라 특별전, 사무엘 풀러 회고전까지만 했는데 그 중에서 카를로스 사우라 특별전이 좋았다. 탱고 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서 사우라 영화들도 좋았고, 매일 오시는 단골 관객들뿐만이 아니라 소문 듣고 오시는 일반 관객들도 오셔서 보고 DVD문의까지 해서 좋았다.

 

신윤하: 이번 친구들 영화제에서 추천하고 싶은 영화나 기대되는 영화가 있는가?

박미량: 가장 기대되는 영화는 <퍼제션>과 관객들의 선택으로 뽑힌 <열대병>이다.

 

신윤하: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슬로건이 ‘공간의 발견, 행복의 시네마테크’이다. 이 슬로건과 관련해서 간단한 코멘트 부탁한다.

박미량: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낙원상가에 있는 이곳의 공간이 매우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담배 한 대 피워야 할 것 같은 아트시네마만의 분위기가 있다.(웃음) 극장이 옥상에 있어서 좋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 살짝 찬바람을 맞으면서 바로 하늘을 보게 되는데 그러면 영화에 대한 감동이 두 배가 된다. 최근에 분위기가 좋은 작은 극장들과 예술극장들이 많이 생기는데,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를 가진 아트시네마가 좋다.

 

신윤하: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

박미량:아트시네마에 자주 오셔서 얼굴이 눈에 익으신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께서 살짝 눈인사를 해주시거나 수줍게 미소라도 띄워주시면 좋겠다. 지금은 친구들 영화제 자원봉사자 분들이 같이 있어서 외롭지 않지만, 보통 때는 혼자 좁은 공간에 덩그러니 있다 보니까 가끔은 심심해서 혼잣말을 할 때도 있다.(웃음) 



정리: 신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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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극장에 매번 올 때마다 마주치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바로 관객회원들을 위한 공간인 회원라운지를 책임지고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티켓확인을 하며 상영 후에 이어지는 '씨네토크'에서 마이크를 들고 진행을 돕는 영화제의 ‘자원활동가’ 분들이다. 4일,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들어가고 한산해진 틈을 타 회원라운지의 아기자기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즐겁게 수다를 떨던 두 분의 자원활동가 박지영(22세, 학생), 임효진(20세, 학생)을 만났다.







신윤하(데일리 친구):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박지영(영화제 자원활동가): 박지영입니다. 올해 22이고 동양학 공부하고 있습니다.

임효진(영화제 자원활동가): 임효진입니다. 올해 20이고 국문과 재학 중입니다. 영화제 자원봉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신윤하: 어떤 계기로 친구들 영화제 자원활동가로 지원하게 되었는가?

박지영: 평소부터 종로 낙원상가와 여기 시네마테크를 좋아해서 어떻게든 아트시네마와 엮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씨네21" 뒤에 실린 광고를 보고 바로 신청을 하게 되었고 운 좋게 뽑히게 되어 일하게 되었다.

임효진: 홈페이지에 상영 프로그램을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자원활동가를 구한다는 공지를 보고 마침 방학이고 평소부터 영화제 활동을 해보고 싶어 했기에 지원했다.

 

신윤하: 영화제 기간 동안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박지영: 주로 예매한 분들께 확인하고 표를 발권해 드리고 회원라운지를 관리합니다. 그리고 씨네토크 같은 행사 진행과 아트시네마 내의 작은 업무들을 맡습니다.

 

신윤하: 어떻게 해서 서울 아트시네마를 알게 되었는가?

박지영: 멀티플렉스 같은 영화관에서 해주는 영화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주류 시선 혹은 대중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아닌 감독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거나 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예술영화들에 매력을 느끼면서 아트시네마를 알게 되었다.

임효진: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서 처음에는 장르, 소재 가리지 않고 보았다. 그렇게 영화를 보다 보니까 흔히 일컫는 명작들이나 고전영화, 예술영화들이 점점 재밌어졌다. 이런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극장들을 찾다가 아트시네마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 보는 것 말고도 영화랑 관련된 모든 일들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어서 친구들 영화제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신윤하: 어떤 영화나 감독들을 좋아하는가? 지금까지 아트시네마에서 했던 프로그램들 중에서 어떤 것들이 좋았는지?

박지영: 좋아하고 가장 알고 싶은 감독은 허우 샤오시엔과 이와이 슌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다.

임효진: 좋아하는 영화를 꼽자면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을 좋아하고,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와 <텐텐>의 미키 사토시 감독을 좋아한다.



 

신윤하: 두 분은 이번 친구들 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가장 추천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영화가 가장 기대되는가?

박지영: 얼마 전에 본 <퍼제션>을 추천하고 싶다. 스토리상의 인과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 장면 하나하나가 인상에 남는다. 그리고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의 연기가 대단했다. 그리고 <무셰트>가 가장 기대된다.

임효진: <퍼제션>은 일을 하다가 마지막 5분 밖에 보지 못했지만 잠깐 본 장면이 매우 강렬했다. 영화제에서 기대되는 영화는 자크 베케르 감독의 <구멍>이다.

 

신윤하: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슬로건이 ‘공간의 발견, 행복의 시네마테크’이다. 이 슬로건과 관련해서 간단한 코멘트 부탁한다.

박지영: 시네마테크에서 하는 기획전이나 특별전을 보러 오면 극장에서 영화만 보고 가곤 했는데, 서울아트시네마 만의 필름 라이브러리도 생기고 영화제를 하면서 회원라운지 같은 공간도 생기면서 정말로 시네마테크가 자료보존과 일반인들에게 좋은 영화들을 소개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임효진: 평소에 아트시네마를 오면 항상 상영관이 많이 비어있어서 이번 영화제 일을 하면서 사람 많은 것을 처음 봤다.(웃음) 영화제가 끝나도 앞으로도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이 언제나 오면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리: 신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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