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17년 4월 13일(목) ~ 5월 7일(일)

주최│(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후원│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주한프랑스대사관, 주한프랑스문화원
장소│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종로구 돈화문로 13 서울극장 1층)
문의│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4월 13일(목)부터 5월 7일(일)까지 “연애의 모럴 - 에릭 로메르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녹색 광선>, <해변의 폴린>, <가을 이야기> 등 에릭 로메르의 연출작 20편과 로메르에 대한 다큐멘터리까지 모두 21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회고전은 에릭 로메르의 작품 세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삶의 아이러니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너그러운 시선을 동시에 보여주었던 로메르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감독 데뷔 전 국어교사, 평론가, 소설가로 활동했던 에릭 로메르는 1950년대에 이미 몇 편의 단편 영화를 만들었으며 1959년에 <사자 자리>를 연출하며 본격적인 감독의 길을 걸었습니다.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등과 함께 누벨바그의 대표 주자로 꼽혔던 그는 다른 감독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의 길을 걸었습니다. 
로메르의 영화 세계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로메르는 평생에 걸쳐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의 특질들이 골고루 섞여 있습니다. 이 중 어느 부분만 따로 내세워 뭉뚱그리는 건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로메르는 우리의 삶과 가장 닮은 영화를 만든 특별한 감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여섯 개의 도덕’ 연작 시리즈 중 한 편이자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희극과 격언’ 연작에 속하는 <비행사의 아내>, ‘사계절’ 연작인 <겨울 이야기>, 로메르의 역사극 <O 후작 부인>, 국내에 소개될 기회가 적었던 <삼중 스파이>, 유작 <로맨스>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녹색 광선>의 주인공 마리 리비에르가 연출한 에릭 로메르에 대한 다큐멘터리 <에릭 로메르와 함께>도 상영합니다. 
또한, 이나라 이미지문화 연구자와 곽영빈 평론가가 강의를 준비했으며, 4월 26일부터 29일까지는 90년대 이후 로메르의 거의 모든 작품을 편집한 마리 스테판 감독이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아 관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각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 로메르의 다양한 면모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상영작 소개 Screening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 Ma nuit chez Maud / My Night at Maud's
1969│110min│프랑스│B&W│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장 루이 트랭티냥, 프랑수아즈 파비앙, 마리-크리스틴 바로 
정숙한 결혼 상대자를 찾는 카톨릭 신자 장 루이는 친구 비달을 통해 모드라는 자유분방한 여자를 만난다. 장은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매력에 이끌려 모호한 감정이 교차하는 하룻밤을 보낸다. ‘여섯 개의 도덕’ 연작 중 네 번째 작품. 1969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클레르의 무릎 Le genou de Claire / Claire's Knee
1970│105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장 클로드 브리알리, 오로라 코르뉘, 베아트리스 로망
결혼을 앞둔 제롬은 혼자만의 휴가를 즐기기 위해 시골로 내려간다. 그는 우연히 옛 친구이자 소설가인 오로라를 만나고, 그녀의 딸인 로라를 소개받는다. 그리고 얼마 후 로라의 이복 자매 클레르도 이곳에 도착한다. ‘여섯 개의 도덕’ 연작 중 다섯 번째 작품. 1971년 산세바스찬영화제 황금조개상(작품상) 수상. 



오후의 연정 L'amour l'après-midi / Chloe in the Afternoon
1972│95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베르나르 베를리, 주주, 프랑수아즈 베를리
‘여섯 개의 도덕’ 연작 중 마지막 작품. 유부남인 프레데릭은 우연히 친구의 옛 애인 클로에를 만난다. 프레데릭의 규격화된 삶과 달리 보헤미안적인 삶을 사는 클로에는 프레데릭의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을 선사한다. 



O 후작 부인 Die Marquise von O... / The Marquise of O
1976│103min│프랑스, 서독│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에디트 클레베, 브루노 간츠, 피터 뤼르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1808년 소설을 개작한 작품. 러시아군이 북이탈리아를 침공하자 O 후작 부인은 가족들과 함께 폭격을 피해 대피한다. 이때 러시아 군인들은 그녀를 위기에 빠뜨리지만 마침 그곳을 지나던 러시아 장교가 그녀를 구한다. 에릭 로메르의 첫 번째 시대극. 1976년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비행사의 아내 La femme de l'aviateur / The Aviator's Wife
1981│101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필립 마를로, 마리 리비에르, 안나 로르 뫼리
우체국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청년 프랑수아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안느에게 사랑을 느낀다. 어느 날 프랑수아는 안느의 예전 애인 크리스티앙이 그녀의 아파트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질투심을 느낀 프랑수아는 크리스티앙의 뒤를 밟는다. ‘희극과 격언’ 연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을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다”라는 격언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운 결혼 Le beau mariage / The Good Marriage
1982│97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베아트리스 로망, 앙드레 뒤솔리에, 페오도르 아트킨
사빈은 이별 직후 결혼을 결심하지만 누구와 언제 결혼할지는 자신도 모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로부터 에드몽을 소개받는다. ‘희극과 격언’ 연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망상을 안 해 본 이가 어디 있겠는가, 상상의 성을 안 지어 본 이가 어디 있으랴”라는 격언으로 시작한다. 


해변의 폴린 Pauline à la plage / Pauline at the Beach
1983│95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아만다 랑글레, 아리엘 동발, 파스칼 그레고리
얼마 전 이혼한 마리온과 그녀의 사촌 동생 폴린이 늦여름 해변가를 찾는다. 마리온은 자신이 연애 전문가라고 자부하지만 정작 지금까지 진정한 사랑을 나눈 적은 없다. ‘희극과 격언’ 연작 중 세 번째 작품으로 “입소문 내기 좋아하다 자기가 다친다”는 격언으로 시작한다. 1983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 수상. 



보름달이 뜨는 밤 Les nuits de la pleine lune / Full Moon in Paris
1984│102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파스칼 오지에, 체키 카리오, 파브리스 루치니
인테리어 장식가인 루이즈는 건축가 레미와 함께 파리 외곽에서 함께 지낸다. 레미는 루이즈에게 결혼하자고 조르지만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루이즈는 이를 거절한다. ‘희극과 격언’ 연작의 네 번째 작품으로 “두 여자를 가진 자는 영혼을 잃고, 두 집을 가진 자는 이성을 잃는다”는 격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84년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파스칼 오지에).


녹색 광선 Le rayon vert / The Green Ray
1986│98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마리 리비에르, 아미라 셰마키, 실비 리셰즈
내성적이고 소심한 델핀은 여름 휴가를 혼자 보내야 하는 외로운 처지다. 남자 친구를 구하기를 내심 바라지만 성격 탓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 쥘 베른의 동명의 소설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희극과 격언’ 연작의 다섯 번째 작품. 랭보의 시 구절 “오! 시간이 되니 심장이 뛰는구나!”로 시작한다. 1986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여우주연상(마리 리비에르) 수상.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 4 aventures de Reinette et Mirabelle / Four Adventures of Reinette and Mirabelle
1987│95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조엘 미켈, 제시카 포드, 필립 로덴바흐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져 곤란해하는 미라벨 앞에 레네트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곧 가까워지고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헤쳐나간다. 시골 소녀 레네트와 도시 소녀 미라벨이 펼치는 네 개의 모험으로 이루어진 귀엽고 유머러스한 작품. <녹색 광선> 촬영 후 즉흥적인 기획으로 만들어졌다. 



내 여자 친구의 남자 친구 L'ami de mon amie / My Girlfriend's Boyfriend 
1987│102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엠마누엘 숄레, 프랑수아 에릭 장드롱, 안 로르 뫼리
‘희극과 격언’ 연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내 친구의 친구들은 내 친구들이다”라는 격언으로 시작한다. 파리 근교의 생 제르맹 앙 라이, 라 데팡스 등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감정과 사랑이 큰 줄거리를 이룬다. 내성적이지만 굳센 성격의 블랑쉬, 영민한 알렉상드르, 변덕이 심한 레아와 착한 파비앙 등이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의 연인을 찾는다.


봄 이야기 Conte de printemps / A Tale of Springtime
1990│108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안느 테세드르, 위그 케스테, 플로랑스 다렐
‘사계절 연작’의 첫 번째 작품. 고등학교 철학 교사인 잔느는 주말에 딱히 머물 곳이 없다. 남자 친구의 집은 온통 어질러져 있고, 잔느의 집에는 이미 다른 친구가 남자 친구와 함께 와 있다. 갑자기 머물 곳을 잃은 잔느는 충동적으로 친구의 파티에 갔다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나타샤를 만나 의기투합하고 그녀의 집에 머문다.



겨울 이야기 Conte d'hiver / A Winter's Tale
1992│114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샬롯 베리, 프레데릭 반 덴 드리에쉬, 미카엘 볼레티
‘사계절 연작’의 두 번째 작품. 휴가지에서 만난 펠리시와 샤를은 짧은 시간 동안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주소를 잘못 알려주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다. 5년의 세월이 흐른 후, 펠리시아는 딸과 함께 파리에서 살고 있다. 1992년 베를린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 


나무, 시장, 미디어테크 L'arbre, le maire et la médiathèque / The Tree, the Mayor, and the Mediatheque
1993│105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파스칼 그레고리, 파브리세 루치니, 아리엘레 돔바슬
시장은 촌스러운 지방의 외관을 쇄신하기 위해 미디어테크를 세우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인 경력을 동원해 중앙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환경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법학교 교사가 시장의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다. 하지만 시장은 이에 개의치 않는다. 


파리의 랑데부 Les rendez-vous de Paris / Rendez-vous in Paris
1995│100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클라라 벨라, 앙투안 바즐레, 오로르 로셰
남녀의 사랑을 그린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작품. 첫 번째 에피소드 “7시의 랑데부”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딴 여자를 만난다는 소식을 들은 여자의 복수를, 두 번째 에피소드 “파리의 벤치”는 남자의 구혼을 거절하려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세 번째 에피소드 “어머니와 아이, 1907”은 젊은 화가와 두 여인의 미묘한 관계를 그린다. 


여름 이야기 Conte d'été / A Summer's Tale
1996│113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멜빌 푸포, 아만다 랑글레, 그웨나엘 시몽
‘사계절 연작’의 세 번째 작품. 가스파르는 스페인으로 바캉스를 떠난 여자 친구 레나를 만나러 브르타뉴의 휴양지로 온다. 그런데 가스파르는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마고, 그녀의 친구 솔린, 뒤늦게 나타난 레나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가을 이야기 Conte d'automne / Autumn Tale
1998│111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마리 리비에르, 베아트리스 로망, 알랭 리볼트
‘사계절 연작’의 마지막 작품. 장성한 아들과 딸을 둔 45세의 미망인 마갈리는 프랑스 남부에서 포도농장을 운영하며 혼자 살고 있다. 마갈리는 외로워하지만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남자를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갈리의 오랜 친구 이자벨은 신문에 몰래 구인 광고를 내고 마갈리에게 소개해 줄 적당한 사람을 찾는다. 1998년 베니스영화제 각본상 수상.


영국 여인과 공작 L'anglaise et le duc / The Lady and the Duke
2001│129min│프랑스│Color│35mm│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루시 러셀, 장-클로드 드레이퓌스, 샬롯 베리
프랑스 혁명이 진행 중인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파리로 건너온 귀족 집안의 그레이스 엘리엇 부인은 오를레앙 공작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엘리엇 부인은 혁명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를레앙 공작은 그런 엘리엇 부인을 걱정스러워한다. 에릭 로메르가 처음으로 디지털로 만든 영화로 미술과 독특한 미장센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삼중 스파이 Triple Agent
2004│115min│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Color│35mm│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카테리나 디다스칼루, 세르주 렌코, 시리엘 클레어
1936년 5월, 러시아인 표도르는 아내와 함께 파리에서 살고 있다. 국내외의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시기, 표도르는 언뜻 러시아 정부를 위해 몰래 일하는 스파이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다른 목적을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004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로맨스 Les amours d'Astrée et de Céladon / The Romance of Astrea et Celadon
2007│109min│프랑스│Color│35mm│15세 관람가
연출│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앤디 기레, 스테파니 크레엥쿠르, 세실 카셀
에릭 로메르의 유작으로 17세기 프랑스의 목가 소설 『아스트레』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목동인 셀라동과 아스트레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그러나 마을 축제에서 셀라동이 다른 여자와 춤을 추는 걸 본 아스트레는 셀라동을 차갑게 대하고, 이 때문에 괴로움에 빠진 셀라동은 강물에 몸을 던지고 만다. 2007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특별상영 Special Screening



에릭 로메르와 함께 En compagnie d'Eric Rohmer / In the Company of Eric Rohmer
2010│100min│프랑스│Color│DigiBeta│15세 관람가
연출│마리 리비에르 Marie Rivière
출연│에릭 로메르, 마리 리비에르
<비행사의 아내>,<녹색 광선>, <가을 이야기> 등 오랜 시간 동안 에릭 로메르와 함께 작업했던 배우 마리 리비에르가 연출한 에릭 로메르에 대한 다큐멘터리. 감독은 작은 카메라를 들고 에릭 로메르와 그의 지인들을 찾아가 그의 영화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강연 Lecture 
1. 클레르의 무릎
일시│4월 22일(토) 오후 3시 30분 <클레르의 무릎> 상영 후
강사│이나라 이미지문화 연구자

2. 영국 여인과 공작
일시│4월 23일(일) 오후 3시 30분 <영국 여인과 공작> 상영 후 
강사│곽영빈 미술평론가/영화학 박사

3. 여름 이야기
일시│5월 7일(일) 오후 6시 30분 <여름 이야기> 상영 후 
강사│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마리 스테판과의 대화 Talk with Mary Stephen


1. 4월 26일(수) 오후 7시 <여름 이야기> 상영 후

2. 4월 27일(목) 오후 7시 <가을 이야기> 상영 후 

3. 4월 28일(금) 오후 7시 <로맨스> 상영 후 


◆대담 - 에릭 로메르를 말한다 Discussion: On Eric Rohmer 

일시│4월 29일(토) 오후 3시 30분 <에릭 로메르와 함께> 상영 후
참석│마리 스테판(영화감독, 편집자),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

마리 스테판 Mary Stephen

- 영화감독이자 편집자. <겨울 이야기>(1992), <나무, 시장, 미디어테크>(1993), <파리의 랑데부>(1995), <여름 이야기>(1996), <가을 이야기>(1998), <영국 여인과 공작>(2001), <삼중 스파이>(2004), <로맨스>(2007) 등 1992년 이후 에릭 로메르의 모든 작품에 편집으로 참여했다. 그 외에도 <블라인드 마운틴>(리 양, 2011) 등의 작품을 편집했으며, 연출작으로는 <Justocoeur>(1980), <In Transit, in Transition: Poem from South Africa>(1998) 등이 있다. 



저작자 표시
신고




지난해 에릭 로메르의 부음을 접하면서 과거의 추억이 떠올랐다. 2001년 7월 29일. ‘문화학교 서울’ 주최로 아트선재센터 지하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에릭 로메르의 17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었다. 당시 문화학교서울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기획한 두 번째 회고전이었다. 지금에야 에릭 로메르는 시네마테크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작가이지만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여름이야기>가 개봉당시 천명의 관객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로 그는 소수의 시네필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니까 2001년의 회고전은 로메르를 국내에 처음 온전하게 알리는 행사였다.


회고전에 즈음해 로메르의 영화사인 ‘로장주 필름’(로메르는 누벨바그 작가 중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영화사를 설립해 40년 동안 거의 전작을 그곳에서 독립 제작했다)을 통해 그가 직접 서신을 보내왔다. 친필로 쓴 팩스에는 ‘멀리 있는 친구들에게, 저희 모든 작품에 대한 당신들의 오마주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 모든 감사와 따뜻한 우정의 표현을 받아주시길’이라는 짤막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당시 17편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그의 ‘연작들’을 소개하는 것과 두 편의 시대극인 <O후작 부인>(76)과 <갈로아인 페르스발>(78), 그리고 여전히 미지의 작품으로 남아있는 <나무, 시장, 메디아테크>(93)를 상영하는 것이었다. <나무, 시장, 메디아테크>는 로메르적인 우연이 전체에 일관되게 작동하는 영화로 거의 책 한권 분량의 대사가 담긴 가장 ‘수다스런’ 영화다. 이 영화는 지금도 프랑스를 제외하자면 로메르의 영화들 중 전 세계적으로 많이 상영되지 않는 작품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로메르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꼭 봐야만 한다!






그 때의 회고전 이래로 한국에서 로메르의 영화를 필름으로 만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영화는 덜 소개되어 있고, 덜 평가되어 있다. 그가 평생을 연애 이야기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연애박사’ 정도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특히나 그가 70년대에 만들었던 도시와 건축에 관한 다큐멘터리들을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80년대 ‘희극과 격언 시리즈’의 무대가 되어있는 장소들은 사실 70년대에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를테면, <비행사의 아내>의 인조공원이나 <내 친구의 남자친구>의 파리외곽의 도시건축물들이 그러하다. 로메르는 영화가 ‘공간의 예술’이라 여긴 작가였다. 공간이 인물과 맺는 극적관계는 그의 영화에서 풍경과 자연이 그러하듯 언제나 중요하다.


로메르는 대단한 절약의 작가이기도 했다. 그는 영화가 선택의 예술이자 거절의 예술이라 여긴 사람이다. 영화는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것, 버려야할 부분을 버리는 것이기에 기술적 결함을 제외하자면 그는 놀랍게도 언제나 한 번의 촬영만을 했다고 한다. 그는 배우를 선택할 때 리허설을 하지 않았고, 연기지도를 절대 하지 않았다. 연기는 배우의 몫이라 여겼던 탓이다. 데뷔작을 제외하자면 그는 조감독을 평생 두지 않았고 단지 5-6명의 스태프로 영화를 만들었다. 시네마테크에서 무성영화로 영화를 배웠던 그는 영화가 문학이나 회화처럼 그 역사의 초기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변용해 뛰어난 영화가 나온다고 믿었던 사람이다. 가장 근대적인 화가가 결국은 가장 잘 과거의 화가를 이용한 사람인 것처럼, 그는 영화에서도 자연을 앞에 둔 인간의 감동을 가장 웅변적으로 표현한 거장들의 작품을 계승하고자 했다.


로메르는 ‘우연성을 믿는 것, 그것이 나의 영화적 방식이다’라 말한다. 이 발언은 그런데 그가 영화의 전권을 통제하는 작가를 옹호하는 ‘작가주의 정책’의 주창자였음을 감안할 때 미학적인 입장에서 무언가 작은 모순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작가주의는 통상적으로 반우연성의 입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영화의 모든 장면들에는 견고한 의미론적 연결이 존재한다. 히치콕, 프리츠 랑, 스탠리 큐브릭 등 그들만의 고유한 영화적 구조를 구축한 작가들의 경우 그러하다. 로메르는 그러나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설사 인과론적인 연결이 존재할지라도 영화적 사건은 결정론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령 그의 단편 옴니버스 영화 <파리의 랑데부>의 한 장면에서 우연히 장터에서 만난 낯선 사내는 남자친구의 새로운 애인에 대해 의혹을 갖는 여주인공 에스테에게 접근해 수작을 부린다. 그는 에스테에게 “항상 예외적인 만남은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이루어진다고 확신 했었죠. 가령, 여행 중이나, 휴가의 마지막에 혹은 급한 약속이 있을 때요. 이건 내 불행이기도 하고,  또 행운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대담해지거든요”라 말한다. 에스테는 그에게 싫지는 않은 표정을 보이지만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의 표시로 “그래요, 하지만 당신도 알듯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오진 않죠”라 응수한다. 로메르의 영화에서 이런 낯선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과 예기치 않은 사건의 전개는 흔히 엿보인다. 가령, <봄이야기>에서는 목걸이의 실종과 우연한 목걸이의 발견이 발생하고 <겨울이야기>에서는 서로 헤어진 두 남녀가 우연히 수년이 지난 후에 버스 안에서 재회하는 사건이, 그리고 <여름이야기>에서는 세 명의 여성과 동일한 약속을 해 궁지에 몰린 남자가 우연히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위기를 모면하는 일이 벌어진다.






우연을 받아들이는 것은 영화연출에 있어서 대단히 위험스런 시도다. 스토리의 공백과 결여, 거대한 빈틈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메르의 영화에서 우연은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에게 우연은 생생한 현재, 신비로운 현재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어떤 인과율과 결정론에 좌우되지 않는 현실의 불투명성과 애매함, 즉 무언가를 읽어내기 어려운 불분명함으로 가득한 생생한 현실이 신비롭게 드러난다. 여기서 우연은 마치 어떤 패가 보일지 알지 못하는 포커 판의 카드 패와도 같은 것으로 그 패들은 현실의 표면에 다만 덮여 있을 뿐이다. 아직 보이거나 드러나지 않은 불투명한 패의 향방에 따라 로메르적 사건이 발생한다. 그에게 영화는 마치 거친 바다 속을 항해하는 것과 같다. 진행하고 싶은 방향으로 가려해도 능숙하게 가지 못해 순풍대로 항해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영화는 다른 예술보다 우연에 좌우된다. 많은 영화작가들은 그러나 반대로 말하곤 했다. 사건을 준비하고, 모든 것을 조직해 계획을 세워 우연에 맡기는 것을 멈추어버린다. 로메르는 그러나 일견 부조리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우연에 자신을 내어 놓아 자연의 바람과 흐름대로 영화를 이끌려가게 했다.


로메르의 영화에서 우연은 인물들의 실존적 선택의 문제와도 관련된다. 실존의 양식, 선택들, 거짓된 선택들, 그리고 선택에 대한 의식의 전체이야기가 그의 초기 ‘도덕이야기 시리즈’를 지배하고 이는 오랫동안 지속했다. 그런데 왜 이러한 것이 영화적인 중요성을 지니게 되는 것일까? <모드 집에서의 하루 밤>, 그리고 <겨울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파스칼의 ‘내기’는 신이 존재하는가 혹은 존재하지 않는가를 내기할 때 분별 있는 도박사라면 신이 존재한다는 데에 배팅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파스칼의 논증은 행위자가 행위를 선택할 때 결단의 결과에 따른 효용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로메르의 선택과 관련한 문제는 또한 키에르케고르의 미학적, 윤리적, 종교적 인간과 관련해 보다 풍요로워진다. 파스칼에서 키에르케고르에 이르는 하나의 매혹적인 사상이 말해주는 것은 들뢰즈의 표현을 빌자면 양자택일이 선택하는 사람의 실존 양식들 사이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때로는 도덕적 필연성에 의해(선, 올바름), 때로는 물리적 필연성에 의해(사물들의 상태, 상황), 때로는 심리적 필연성에 의해(어떤 것에 대해 가지는 욕망),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설득한다는 조건 위에서만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하여, 키에르케고르를 경유한 로메르의 결론은 이러하다. 선택과 비-선택 사이에서 제기되는 선택이란 우리를 내밀한 심리적인 의식뿐만 아니라 상대적인 외부 세계 저 편에 있는 바깥과 절대적인 관계를 맺게 한다. 이것만이 우리에게 세계와 자아를 다시 부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로메르의 영화가 지닐 수 있는 고귀한 주제이다. 그런데, 이 바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연, 혹은 은총인가? 여기에 우연의 놀이, 그리고 진정한 선택, 이를 통한 은총의 도래가 있다. 로메르의 유작인 <로맨스>는 이러한 것들의 집대성이었다. 몸과 영혼의 문제, 자연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문제, 남녀의 사랑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거짓말들, 불멸의 문제 등이 망라되어 있다. 최종적 국면에서 인물들이 누리는 은총은 로메르가 평생을 걸쳐 영화에 담아냈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로메르의 명성에 비해 이런 신비로움은 적게 논의되어 있다. 이 작은 추모전이 로메르의 영화를 되돌아보는 기쁜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신고
  1. 2011.01.22 01:53

    비밀댓글입니다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