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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5월 26일 수요일 오후의 서울아트시네마 본문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참 맑은 날이었습니다. 화요일 <안나와의 나흘 밤>을 마지막으로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8주년 기념 영화제'가 끝났고 상영이 없는 수요일 오후의 극장은 옥상도 로비도 한가했습니다. 잠깐 담배를 피기 위해 나선 옥상에서 올려다 본 하늘에 검은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날들을 기억에 담아두고 싶을 때가 있고, 또 그런 이미지를 기록에 남겨두고 싶을 때가 있나 봅니다. 언제나 비슷할 풍경일테지만 그 언제나가 주는 안도감과 위안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브레송은 '종달새의 노래가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같은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요. 그런데 또 잠깐 사람이 못 미더울 때도 있나 봅니다. 그럴 일을 할 거라 생각지 않은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는 것을 볼 때의 당혹감이 있습니다. 그런 저런 생각을 하던 5월 26일 오후 5시 10분. 아무도 이 곳에 있지 않을 때, 그래도 눈에 담아두고 싶은 분들을 위한 그저 평범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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