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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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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소식

"시네마테크 전용관 추진위원회" 발족 취지문

Hulot 2010. 1. 17. 02:01






서울에도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필요합니다!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발족 취지문

 

 

시네마테크는 영화에 담긴 우리 삶을 간직하는 박물관이자 영화문화를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장소입니다. 2002년 서울에 설립된 시네마테크 전용관(서울아트시네마)은 이제는 뉴욕이나 파리, 도쿄에 가지 않더라도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영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현재 서울아트시네마를 운영하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90년대 초반부터 좋은 영화 감상을 갈망했던 영화 관객들이 전국 곳곳에서 스스로 만들었던 지역 시네마테크들의 결합체로서 순수한 관객 운동의 뜻깊은 결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을 거쳐 간 관객들 중에서 감독도, 배우도, 스텝도, 제작자도, 평론가도, 교수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시네마테크의 중요성과 취지를 공감하고 지지하는 우리 영화인들은 영화 산업 각 분야에 몸담은 전문 직업인이기 이전에 한 명의 열정적인 관객의 입장으로서, 2006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처음 참여하여 모두의 고향 같은 시네마테크의 안정적인 공간을 확보하고, 재정적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왔습니다.

 

당시 서울아트시네마는 소격동에 마련했던 처음의 터에서 임대 재계약을 하지 못해 지금의 낙원상가 건물로 이주해 새로 모든 것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서울아트시네마의 새로운 시작에 지원하기 위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2010년 5회째를 맞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열리고, 곧 창립 10년을 앞둔 시점에도 여전히 서울아트시네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지 못한 채 매년 임대공간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 좋은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7년에 우리는 안정적인 전용관의 확보를 위해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을 위한 제2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참여했고, 그 결과 모든 관객과 영화인들의 소망이었던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이 구체화되는 듯 했습니다. 이는 2008년에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으로 공식화되면서, 마침내 영진위의 영화진흥기금 200억 원과 서울시 예산 200억이 각각 투입돼 안정적인 공간이 마련된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하지만, 영진위원장이 교체되면서 어쩐 일인지 사업이 표류하게 되었고, 전용관의 설립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서울아트시네마는 여전히 안정적인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문화 대도시인 뉴욕이나, 런던, 파리, 베를린, 도쿄 등에는 고전영화를 상영하고 영화문화와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시네마테크나 예술영화관이 즐비합니다. 게다가 이들 도시는 2000년대에 들어서 새로운 시네마테크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파리의 시네마테크는 베르시에 영화박물관과 영화도서관을 겸한 거대한 시설로 이주했고, 뉴욕 또한 아메리칸 링컨 센터의 건물에 영화상영공간을 확충하는 노력을 이미 끝낸 상태입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이미 부산에는 ‘시네마테크 부산’이 1999년에 유일하게 전용관을 갖추고 부산시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난해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11년에는 필름 수장고와 전용상영관이 마련되어 영상도시, 문화도시로서의 제 기능을 수행할 계획 중에 있다고 합니다. 부산과 비교해 보더라도 인구 천만이 넘는 대도시 서울에 제대로 된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없다는 것은 문화도시 서울의 수치이자, 세계 도시로서의 경쟁력에 크나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모두의 공감과 의지를 다시 한번 모아 관객이자 영화인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실천해가려 합니다.

 

첫째, 우리는 자발적인 민간 시네마테크 단체들의 모임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함께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2007년에 영화인의 이름으로 제안해 2008년에 영진위와 서울시가 협력해 마련하기로 했지만, 지금은 표류하고 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건립 추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는 대도시 서울의 문화브랜드를 높이고 국제적인 영화문화 도시로서 서울을 육성하는데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필수적인 문화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써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둘째, 전용관이 설립되기 전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까지 기억될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닌 훌륭한 영화들을 서울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끊겨선 결코 안됩니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더 많은 관객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적절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에 우리는 문화와 예술에 대한 지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치인들과 행정관료들 그리고 기업인들을 만날 것입니다. 그리하여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이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니라 시민 모두를 위한 ‘문화적 공익사업’임을 밝히고, 그것이 결국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커다란 호응과 지지로 되돌아올 것임을 설명할 것입니다.

 

셋째, 서울아트시네마는 20세기의 관객들과 21세기의 관객들, 과거의 영화인들과 현재의 영화인들이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서울의 유일한 영화 공간입니다. 이곳은 ‘관객들의 고향’ 이자 ‘영화인들의 집’입니다. 우리는 서울아트시네마가 관객들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고, 또 영화인들에게 더욱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관객들이 영화인들과 직접 만나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계속적으로 가질 것입니다. 나아가 해외의 영화인들을 초대하고 그들과 협력에 나섬으로써 한국 관객들과 영화인들이 전 세계의 영화인들과 교류하고 세대를 넘어 영화의 문화와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넷째, 우리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의 깊은 관심과 뜨거운 열망 속에서 지금껏 서울에서 유일한 시네마테크로 운영되어온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10주년을 맞는 2012년에 즈음하여, 그동안 연구하고 논의하고 제안해 온 내용들을 집약시켜 ‘시네마테크 10년 프로젝트’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함께 준비할 것입니다. 아울러 그때까지 시네마테크 전용관의 구체적인 예산과 설계안이 나오고, 대망의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관객들과 모든 영화인의 힘을 모을 것입니다. 교회와 절간을 세우는 것이 결국 신도들의 열정과 스스로의 참여이듯, 시네마테크 건설 또한 안정적인 공간에서 훌륭한 영화를 보기 위한 자발적인 관객 운동이 될 수 있도록 폭넓게 알려나갈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시네마테크 건립 추진위’는 그간의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립을 위한 실질적인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더 많은 영화인과 만나 논의하고 협력할 것이며, 이에 공감하는 관객들과 시민들의 도움과 참여를 요청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서울의 영상도시로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서울 시민들에게 양질의 문화를 제공하고, 건설적인 영화문화 정책을 제안하는데 기꺼이 참여할 것입니다. 또,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정책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서울의 새로운 명소이자 자랑거리가 될 서울 시네마테크 전용관 건설의 올바른 잣대와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견제와 균형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것입니다.

 

 

2010. 1. 15일

 

추진위원장: 이명세(영화감독)

명예위원: 임권택(영화감독), 이두용(영화감독), 황기성(서울영상위원장),배창호(영화감독), 이춘연(씨네2000 대표이사, (사)영화인회의 이사장), 강제규(영화감독),차승재(한국영화제작가협회 대표)

 

상임위원: 강수연(배우), 김영진(영화평론가, 교수), 김용화(영화감독), 김지운(영화감독), 나홍진(영화감독), 류승완(영화감독), 박찬욱(영화감독), 봉준호(영화감독), 이유진(영화사 집 대표), 안성기(배우), 양익준(영화감독), 오승욱(영화감독), 윤제균(영화감독), 임순례(영화감독), 정윤철(영화감독), 허진호(영화감독), 홍상수(영화감독)

-이상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