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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시네마테크의 계단과 서울아트시네마의 옥상 본문

영화일기

시네마테크의 계단과 서울아트시네마의 옥상

Hulot 2023. 5. 15. 21:45

“서울아트시네마라는 극장에 관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녜스 바르다의 단편 중 <시네마테크의 계단>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관객들과 함께 보고 싶다.” -정금형 Jeong Geum-hyeong

정금형 작가는 오래전부터 시네마테크의 단골이었다. 시네마테크의 낙원 시절(2005-2015)부터 영화관을 찾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쩌면 그 전부터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극장을 자주 찾는 관객이라면 그녀가 행위예술가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부터 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녀는 ’2011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위한 서울아트시네마 홍보 동영상 공모에도 참여해, <서울아트시네마의 옥상>이란 작품을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홍보 영상은 2010년 10월에 개최한 ‘아녜스 바르다 회고전’에서 상영했던 바르다의 단편, <시네마테크의 계단>에 영감을 얻어 옥상의 영화 이미지를 모아 만든 작품이다. 몇 년 전부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참여를 부탁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공연이나 다른 일들의 이유를 들어 사양했는데, 올해는 다행히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선택작은 앞서 언급한 <시네마테크의 계단>이란 작품이 포함된 바르다의 단편들이다. 시네토크에는 단서가 있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옥상>의 음향을 보정할테니, 토크 때에 상영한다면 참여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하여, 5월 12일의 상영 후 이어지는 시네토크에서는 그때의 홍보 영상을 상영할 계획이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바르다가 만든 <시네마테크의 계단> 원제는 T’as de beaux escaliers tu sais로, 이는 마르셀 카르네의 <안개낀 부두>의 그 유명한, 장 가뱅이 미셀 모르강에게 T'as de beaux yeux, tu sais...라고 말하는 대사에서 따온 것이다. 미셀 모르강의 아름다운 푸른 눈은 흑백 영화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바르다는 데뷔작을 만들기 전까지 스무 편 정도의 영화를 봤을 뿐이라며, 고다르나 트뤼포 같은 시네필 작가가 아니었다 말했고, 그래서인지 그녀가 기념하는 영화(관)의 역사는 이 단편이나 영화 탄생 백주년을 기념해 만든 <시몽 시네마의 101일 밤>처럼 특별하다. 정금형 작가의 토크 때 상영하는 <서울아트시네마의 옥상>의 원제는 마찬가지로 T'as un beau toit, tu sais…이다. 아름다운 눈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계단, 그리고 아름다운 옥상까지. (Hulot)

 

바르다의 단편들 | 아녜스 바르다 Agnès Varda│1958~2003│96분


오페라 무페 거리 L'opéra-mouffe / Diary of a Pregnant Woman1958│17min│프랑스│B&W│DCP│15세 관람가
파리의 무페 거리를 임신한 여성의 눈으로 관찰한다.
맥도날드 다리의 연인들 Les fiancés du pont Mac Donald / The Fiancés of Mac Donald Bridge1961│3min│프랑스│B&W│Digital│15세 관람가
센강이 내려다보이는 다리 위, 두 남녀가 입맞춤을 나눈다. 안나 카리나와 장 뤽 고다르가 출연했으며, 바르다의 장편 데뷔작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에 포함되기도 했다. 
엘자 라 로즈 Elsa la rose / Elsa the Rose1965│20min│프랑스│B&W│DCP│15세 관람가
노년에 접어든 소설가 엘자 트리올레(Elsa Triolet)는 남편인 루이 아라공과 함께 자신의 과거를 기억한다.
여인상 기둥 이야기 Les dites cariatides / The So-called Caryatids1984│13min│프랑스│Color│Digital│15세 관람가
파리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오래된 조각상들, 특히 여성의 신체를 표현한 작품들을 바르다만의 재치있는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 
방7, 부엌, 그리고 욕실 7P.,Cuis.,s.de b... à saisir / Seven Rooms, Kitchen, and Bath1984│27min│프랑스│Color│DCP│15세 관람가
방 일곱 개와 부엌, 그리고 욕실이 딸린 낡고 오래된 집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바르다는 기록과 재연을 오가며 이 집에 얽힌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네마테크의 계단 T'as de beaux escaliers tu sais / You’ve Got Beautiful Stairs, You Know…1986│3min│프랑스│B&W/Color│Digital│15세 관람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개관 50주년을 맞아 만들어진 작품. 영화 속 다양한 계단과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계단을 함께 보여주며, 이자벨 아자니가 특별 출연한다. 
사라진 사자상 Le lion volatil / The Vanishing Lion2003│12min│프랑스│Color│Digital│15세 관람가
거대한 사자상이 있는 파리의 당페르-로슈로 광장. 두 남녀는 이곳에서 매일같이 만난다. 바르다의 귀여운 유머 감각을 재확인할 수 있다.

202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시네마테크의 계단 T'as de beaux escaliers tu sais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