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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역에서 3년전 오늘, 이 밤에 머물던 곳이 어디였는지를 알려주는 사진을 들여다보다, 베를린 칼 맑스 스트라세 근처의 파사줴 키노에 눈길이 머문다. 자주 들렸던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곳에서 리스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연 많은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303’이란 영화를 -국내 공개제목은 ‘에브리 타임 룩 앳 유’- 1관 그 큰 극장에서 서너 명의 독일 관객과 보며 황홀했다.1910년에 오픈한, 원래는 4 층짜리 극장이었다고 하는데 1960년대 말 폐관, 오랫동안 가구점으로 사용되다 1980 년대 말에 요크 그룹이 인수해 발코니석이 있는 1관을 포함, 총 4개관의 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요크 그룹은 베를린의 이런 식의 구식 극장을 인수해 요크 그룹 키노라는 체인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종종 들리던 익선동의 ‘4.5평 우동집’이 문을 닫았다. 주로 매운우동, 오뎅우동, 비프차슈우동을 시켰는데, 어느 날은 좋아하는 냉모밀을 먹기도 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익선동의 소란에서 조금 비껴있던, 작지만 사람들이 꽤 들락거리던 음식점인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날자를 보니 이미 보름 전의 일이다. 생각해보면 늦은 종로 산책후에 문득 우동이 생각나 후배와 들렸던 지난 달의 방문이 마지막이었는데, 폐점을 앞둔 시간이라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날 불이 꺼지며 어둠 속으로 잠기던 4.5평 집의 마지막을 보았던 것이다. 내가 ‘그리워질 손님들’ 중의 한 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은 가게를 그리워할 것이다. 사연도 모르게 사라지는 곳들이 많지만, 누군가의 한숨을 헤아릴 길은 없다. ..
일화에 따르면, 미구엘 고메스는 원래 휴가철인 8월에 포르투갈의 아르가닐에서 픽션 영화를 만들 계획이었는데 예산 부족으로 영화 제작을 중단해야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다. 그는 작업 중단 대신 방향을 선회해 인류학적 다큐멘터리 작가처럼(말하자면 장 루쉬) 16mm 카메라와 5명의 촬영진을 데리고 지역의 여름축제 장소를 찾아 어슬렁거리며 촬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 이르테면 축제의 인기 있는 포르투갈 음악 공연과 종교행렬, 관광객 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하여, 픽션의 흔적과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일종의 다큐멘터리 판타지 이 완성된다. 첫 번째 (계획한)영화의 제작 실패에서 새로운 영화가 탄생한 것이다. 아니, 실은 모든 각각의 영화는 이미 다른 영화다. 미구엘 고메스와의 온라인 토크는 ..
요리스 이벤스 회고전 마지막 날에, 쿠바와 칠레에서 만든 두 편의 아름다운 작품 상영후에 토크를 합니다.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만, 이를테면... 이 영화에서의 ‘방문’이라는 행위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장소를 찾아가는 것, 말하자면 방문은 (찾지 않고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와는 달리)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행위입니다. 가령 쿠바 혁명 이후 서구의 많은 지식인들이 쿠바를 방문합니다. 1960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와 쿠바 아바나에서의 체 게바라와의 만남에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크리스 마르케, 아녜스 바르다와 자크 르두, 그리고 요리스 이벤스의 방문까지. 요리스 이벤스는 다큐멘터리 감독과 혁명적 시네아스트는, 언제나 역사의 중요한 지점을 ..
7월, 시네마테크에서는 예년보다 일찍, 여름 시즌에 ‘포르투갈 영화제’를 개최합니다. 조금 앞당겨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 영화제의 중요 섹션이 단편을 포함한 거의 전작에 가까운 ‘미구엘 고메스 회고전 Miguel Gomes Retrospective’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이상야릇하고 아름다운 미로 같은 영화를 가급적 여름 시즌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간 전혀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단편 6편에, 아마도 극장에서 꼭 보고 싶었을 장편 ‘자신에 적합한 얼굴A Cara que Mereces’(2004)’와 무엇보다 ‘우리들의 8월Aquele Querido Mês de Agosto’(2008)을 포함한 장편 6편을 상영합니다. 사랑스런 작품 ‘우리들의 8월’ 상영후에는 미구엘 고메스 감독..
초기 이벤스 영화의 미학적 혁신에 여성 편집자 헬렌 판 동언의 중요한 역할이 있었음을 간략하게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벤스의 후기 작업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이가 마르셀린 로리단(1928-2018)이다. 그녀와의 협업은 오늘 상영하는 부터 시작해 근 30년의 협력작업으로 이어졌다. 특별히 시네마 베리테나 다이렉트 시네마에 미온적 입장을 갖고 있던 이벤스가 이 작품에서 동시녹음이 가능한 16미리 카메라를 사용하게 된 것에 그녀의 경험이 있었다. 마르셀린은 이미 다큐멘터리 작업에서 동시 녹음카메라를 사용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던 마르셀 로리단은 장 루쉬와 에드가 모랭의 에서 중요한 역할로 출연했는데, 이 작품에서 그녀는 어린 나이에 나치의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것에 대해 술회한다...
요리스 이벤스의 (1988)는 기존의 다큐멘터리와는 사뭇 다른 사실과 허구를 조합한 독특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80년에 구상을 시작해 4년간 중국에서 촬영한 영화로 결국 망백의 나이였던 요리스 이벤스의 유작이 되었다. 이벤스는 로 격동의 한 세기를 마감했고 자신의 영화 인생 또한 마감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바람’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은 대단히 이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이는 그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카메라로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여길 만한 것들을 이미지로 담아내는 데 진력한 작가였으며, 바람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혁명의 바람을 타고 세계를 돌아다닌 ‘날아다니는 네덜란드인(Flying Dutchman)’이었음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요리스 이벤스는 불가능한 것을 찍는 작업을 인생에서 ..
6월에 에릭 로메르에 관한 짧은 강의를 한다. 합정역 근처, ‘아틀리에 아셰프’에서 진행하는 강좌로 에릭 로메르의 비평과 영화에 대해 여섯 개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시네레슨 Cine Lesson 에릭 로메르의 모험 혹은 여섯 개의 콩트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이미지 속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인가? 삶을 동경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삶의 모방을 존중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비평가로서의 에릭 로메르의 생각이자, 영화감독으로서 그의 태도다. 자연 빛, 공기, 하늘, 우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영화의 아름다움을 또한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로메르는 영화가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거기에 도달하게 하는 도구라 여겼다. 이때 영화는 원래 대상에서 예술적 감정을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