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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목적지를 더는 묻지 않을게요. 어쨌든 끝에 다다를 테고 나 역시 그걸 알 길이 없으니까요. 그러니까…길이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지만 여행은 이미 끝났습니다. 06.11. 15:30 매와 참새 Uccellacci e uccellini / The Hawks and the Sparrows (1966)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Pier Paolo Pasolini + 시네토크 “대중은 어디로 가는가 - 현대적인 방랑자와 길 위의 영화” 강의│김성욱(프로그램 디렉터)
베를린에 체류하던 해에 요나스 메카스 감독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키노 아스날에서 열린 ‘Edit Film Culture’ 기획전 개막일에 ‘리투아니아 여행의 추억’을 상영하면서 그가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는 상영 외에도 전시회, 강연, 그리고 그의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특별한 콘서트에 참여한다고 했다. 이미 며칠 전에는 베딩에 있는 ‘사일런트 그린’에서 필름 컬처 잡지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 잡지, 편지 등과 셜리 클라크, 마야 데렌, 앤디 워홀, 그리고 전설적인 바바라 루빈의 작품을 상영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바바라 루빈이 요나스 메카스에게 보낸 편지들, 그리고 요나스 메카스가 마틴 스콜세지 등과 나눈 필름컬처를 운영하기 위해 후원금을 요청하는 서한들,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후원에 감..
이 영화의 과거가 없는 남자란 내면이 텅 빈 일종의 투명인간, 혹은 죽은 자를 보존하는 미라와 같은 것으로, 영화의 오랜 과거, 이를테면 움직이는 미라(바쟁)로서 (기차와 함께) 도착한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하여, 붕대가 풀리면서 최고의 이야기가 작동한다. 그 하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로 과거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과거가 없음으로 해서 행복한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될 수 있는 것일까. 이를테면, 컨테이너 마을 마당에서의 상실되고 손상된 과거 없는 영혼들의 연약하고 위태로운 공동체의 모습에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진 카페와 바, 지나간 노래들에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바는 일찍이 헬싱키에 있던, ..
서울아트시네마가 정동길 언덕위 (구)시네마 정동으로 이전해 3월의 봄날, 극장 문을 다시 열 예정입니다. 지난 2월 23일, 또 한번의 극장 이사를 했다. 지난 20년 동안 세 번 이사를 했고, 이제 네 번째 영화관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를 옮기는 일이 쉬워진 반면 물리적 장소인 영화관이 이사하는 건 점점 쉽지 않다. 한 장소를 떠나 공허에 새로운 장소를 부여하는 일에는 더 많은 노력과 재원이 필요하다. 어떤 결심 없이는, 일하는 사람들의 피곤한 노동과 여러 도움이 없다면 돈이 되지 않는 이런 극장을 새로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사는 하더라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곳이라 설비를 새로 하고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단장을 하고 온기를 살리는데 시간과 적지 않은 돈을 들여야 한다. 다시는 하고 ..
사랑이라기보다는 감정. ...이를테면, 영화의 초반부 장면에서 지금까지는 번역 일을 해왔지만, 이제는 자신의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소심한 막심은 형수 다프네가 어떤 소설을 쓰고 싶냐는 물음에 ‘감정에 관한 이야기’라 말한다. 다프네는 재차 ‘사랑 이야기'냐 되묻는데, 막심은 ‘네, 근데 감정 이야기라 말하고 싶네요’라 말한다. 엠마누엘 무레의 신작 (가)제목에 분명 ‘러브’라는 말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원제 'Les Choses qu'on dit, les choses qu'on fait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행하는 것’에 충실하자면, 그리고 앞서 언급한 막심의 말을 떠올리자면, 이 영화는 무엇보다 감정에 충실한 드라마다. 감정에 관한 한 무레에게 중요한 것은 부드러움과 섬세함-그런 점에서 인물의..
시간이 지나면서 대체로 확인하게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무언가를 해왔던 것보다는 새롭게 더 욕망하는 이들, 더 야심적인 사람들이 무언가를 얻어내곤 한다는 것이며, 그들 가운데에는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실은 시스템에 참여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카사베츠는 을 완성한 후, 1975년에 했던 인터뷰에서 그런 (비즈니스) 세계에서 인디펜던트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10년 후, 20년 후에도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엄청난 재능으로 시작하여 기세를 잃은 많은 영화감독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신념을 저 버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시스템과 싸우면 져버립니다. 그것이 기본적인 핵심입니다. 당신이 화가이든 ..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논쟁들. 상반된 비전들이 마지막으로 허용되던 시절인 아메리칸 뉴시네마의 마지막 황금시대는 1970년대 말에 종말을 고한다. 피터 바스킨트에 따르면 80년대 변화의 양상은 영화의 주역들이 바뀌는 것에서 시작한다. 창조적 감독들이 주도하던 할리우드 문화는 이제 사무실에 앉아 투자 수익을 고민하는 회사의 중역들, 투자자들, 변호사들, 이른바 비즈니스맨들의 전일적 지배로 변경된다. 또 다른 변화는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장악하고 대중의 행동을 강력하게 규정하는 광고와 마케팅이다. 영화는 이제 홍보 여부에 따라 평가받고,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는 ‘하이 컨셉’의 아이디어가 성공작을 만든다. 영화학자 존 벨튼은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에 성공을 거둔 영화들이 대중을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안심..
201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2017 Cinematheque Friends Film Festival 1월 19일(목)부터 2월 22일(수) ▣ 201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선정작 •구로사와 기요시 영화감독 (더글라스 서크, 1955) (리처드 플레이셔, 1968) (샘 페킨파, 1970) (조셉 로지, 1976) (스티븐 스필버그, 2005) •김우형 촬영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1975) •김의성 배우&최동훈 영화감독 (J. 리 톰슨, 1962) •김주혁 배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2003) •박홍열 촬영감독 (크리스 마르케, 1963) •서동진 교수 (키들랏 타히믹, 1977) •윤가은 영화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1999) •윤여정 배우 (마이크 리, 1988) •이경미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