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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알베르 시모닌의 원작소설이 처음 나온 것이 1953년의 일이니 자크 베케르가 를 영화화한 것을 꽤 재빠른 시도였다. 갈리마르의 ‘세리 누아르’에 실렸던 이 소설은 초판 20만부가 팔리는 인기를 얻었고 유명한 문학상인 되 마고 상(Prix des Deux Magots)을 수상했다. 은퇴를 앞둔 노년의 갱스터가 주인공들이다. 오랜 친구인 막스와 리톤은 마지막 노후를 편하게 보내려 공항에서 금괴를 강탈하는데, 계획과는 달리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정을 너무 과신했던 탓이고, 금괴 강탈에 야심을 보인 눈치 빠른 신흥 갱 안젤로의 도전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베케르가 이 소설에 관심을 보였던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두 사내들의 우정과 배신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게다가 은퇴를 앞둔 그들의 나이..
로만 폴란스키의 에서 주인공은 정말 기이한 인물이다. 그는 이름도 없고, 그저 ‘유령’이라 불릴 뿐이다. 그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지만(그래서 존재가 미미한 그가 세상에 드러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죽었을 때이다), 실로 그가 ‘유령’인 것은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다른 이의 대필 작가로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이미 죽어버린 선임자의 뒤를 계승한다는 것에 있다. 주인공은 그래서 유명인의 대필 작가이자 대필 작가의 대역, 즉 이중적인 의미의 ‘유령’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는 유령이 죽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인물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에서 로저 O 손힐(이름의 중간에 있는 O는 대화에서도 나오지만 '아무것도 아니다')과 같은 일종의 텅 빈 존재를 떠..
6월 7일부터 '인문정신으로 읽는 세계의 도시'라는 테마로, 시민대안대학인 대안연구공동체에서 강좌가 열린다. 이번 강좌는 '도시'를 선정해 도시와 관련한 인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으로 조금은 독특한 구성이다. '대안연구공동체'는 예전 홍대쪽의 '철학아카데미'보다 진일보한 연구공동체 공간으로 시설과 설비 또한 좋은 편으로, 아담한 카페 같은 공간의 느낌이 있는 곳이다. 이스파한, 페르세폴리스, 브르타뉴, 마꼰다와 마르께스의 도시들, 교토, 시칠리아 등의 도시에 관한 철학적, 인문학적 성찰의 논의가 있다. 이번 강좌에서 나는 두 도시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베를린과 뉴욕. 베를린은 파리와 더불어 유럽 최고의 영화도시였다. 1920년대 바이마르 문화의 베를린은 우파(UFA)가 전유럽 영화계를..
이번 '9주년 개관기념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브루노 뒤몽의 에서 폭력이 이 세계에서 자연스런 것이라 말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그럼 순수한 사람들은 어떡하지’라고 묻는다. 그는 정색을 하며 ‘사람들이 그들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순수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 너 또한 세계에 가해진 굴종에 책임이 있는 거야’라 말한다. 고다르의 에서 나나가 자신의 손을 들어 '내가 손을 드는 것은 내 책임이야'라며 세상의 모든 책임을 말했던 것처럼, 이 순간 남자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폭력에 우리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손으로(혹은 선택의 잘못으로) 그런 전쟁과 폭력을 자행하는 이들에게 정치적 힘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삶의 조건이자 모럴의 조건이다. 삶에서 본질적인 것..
영화감독이 영화사에 이름을 알리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 칸이나 베를린, 혹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작에 오르면 그래도 이름이 남는다. 둘째, 거대한 흥행기록을 세웠을 경우. 영화잡지이든 신문이든, 혹은 심지어 영화사와 관련한 책에도 흥행성적이 좋았던 영화들은 남게 된다. 셋째, 비평가나 저널리스트 혹은 학자들의 책에 이름을 남기는 경우. 앞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비평가들이 영화에 대해 호의적으로 쓰거나, 학자들이 영화책의 저술에 분석글을 남기게 되면 그 작가는 이후에도 의미있게 다뤄지는 법이다. 이 세 가지에 들지 못할 경우 작가가 이름을 남기긴 어려운 법이다. 그저 필름에 그의 이름이 등재되어 있을 뿐이다. 사실상 B급 영화의 감독들 상당수가 이름을 남기지 못했기..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전략을 필요로 한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어떤 영화감독들은 무인도에서도 영화를 만들거라 말했다지만, 사실 거의 모든 감독들은 대중들이 자신의 영화를 보아줄 거라 여기며 영화를 만든다. 물론 영화를 만든 이후에 관객과 만날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마치 상품이 교환의 곡예를 넘어야 실현될 수 있듯이, 영화 또한 관객과 만날 때 성립될 수 있다. 아니 극장에서 상영의 기회를 잡아야 그 이미지가 펼쳐질 수 있다. 그러나 상품의 곡예보다 심하게 영화의 성립과 실현은 영화를 보는 사람과의 심각한 거리를 노정한다. 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 감독들은 새로운 장치들과 전략들을 고안한다. 관객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예상하고 그것에 변화를 주기 위해 그리피스는 평행편집을, 에른..
‘피 흘리는 샘’ 혹은 ‘폭력의 피카소’라 불린 샘 페킨파는 6-70년대 아메리칸 시네마의 감독들 중에서 서부의 신화를 의문시하면서 가장 전복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 작가이다. 페킨파 영화의 독특한 시학은 베트남 전쟁, 정치적 암살 등으로 표출된 아메리카의 폭력적 에너지를 역사의 죄의식과 연결하는 것이다. 미국적 프런티어는 이제 물리적 여정이라기보다는 정신적이고 심리적이며 움직임의 선 또한 내부화된다. 방황하는 인물들의 폭력 또한 몸을 파괴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영화적 이미지, 즉 표상의 질서를 파괴하는 폭력의 경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 말미에 보이는 극단적인 커팅, 수천 개의 쇼트로 구성된 장렬한 총격전은 줌 렌즈와 느린 화면들의 활용으로 폭력의 잔상을 관객들에게 ..
지난해 에릭 로메르의 부음을 접하면서 과거의 추억이 떠올랐다. 2001년 7월 29일. ‘문화학교 서울’ 주최로 아트선재센터 지하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에릭 로메르의 17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었다. 당시 문화학교서울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기획한 두 번째 회고전이었다. 지금에야 에릭 로메르는 시네마테크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작가이지만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 개봉당시 천명의 관객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로 그는 소수의 시네필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다. 그러니까 2001년의 회고전은 로메르를 국내에 처음 온전하게 알리는 행사였다. 회고전에 즈음해 로메르의 영화사인 ‘로장주 필름’(로메르는 누벨바그 작가 중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영화사를 설립해 40년 동안 거의 전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