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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우리가 이별을 고할 때마다 2003년에 ‘데릭 저먼 회고전’을 처음 시네마테크에서 개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의 특별한 영화세계에 지극히 감성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의 영화는 소수자적 정서, 특히 동성애적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극히 정서적이고 가슴을 울리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 몸으로 수용하고 가슴으로 기억하는 그런 이미지들이 눈을 시리게 할 만큼 강렬하게 다가온다. 마음이 먹먹해질 정도였다. 크리스 리파르드가 편집한 데릭 저먼에 관한 작은 책은 ‘내몰린 천사By Angels Driven’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는 보들레르의 에 실린 ‘연인들의 와인’이라는 시에서 따온 것이다. 보들레르는 이 시에서 ‘오늘 세상은 찬란하다/재갈도 박차고 고삐도 없이/술 위에 걸터 타고 떠나자꾸나/거룩한 선..
변화의 가능성과 희망을 쫓다 2005.09.14 / 김성욱(영화평론가) * 마찬가지로 2005년 '대만영화제'에서 참석한 허우 샤오시엔,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 개별적인 만남등을 바탕으로 당시 열렸던 영화제에 관해 썼던 글입니다. 허우 샤오시엔과 차이밍량 감독이 '대만뉴웨이브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기자 회견, 마스터클래스, 심포지엄 등에 동행한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두 감독과 대만 뉴웨이브의 오늘을 말한다. 지난 8월 24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대만뉴웨이브영화제’에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은 허우 샤오시엔과 차이밍량을 만나는 일이었다. 각종 영화제를 통해 두 감독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지만 이번엔 경우가 좀 달랐다. 이번 영화제는 대..
그들은 어떻게 대만의 역사를 새롭게 창조했나? 2005.08.23 / 김성욱(영화평론가) * 2005년도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대만영화제'에 관련해 '필름2.0'에 썼던 글을 참고로 올립니다. 대만 뉴웨이브 20주년을 맞아 대만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는 대만의 뉴웨이브가 70년대 영화적 암흑기를 거쳐 어떻게 태동하게 되었는가를 말해준다. 70년대 말 대만영화는 매너리즘, 새로운 오락의 출현, 홍콩 뉴웨이브의 출현과 비디오의 범람으로 인해 거의 궤멸 직전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경제적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정치적으로 대만은 여전히 계엄령 하에 있었고, 게다가 영화 제작에 있어서는 촬영 전 대본 심사와 같은 엄격한 검열이 있었다. 하지만 몇몇 낙관주의자들은 이 암흑의 시기가 영화를 새롭게 갱신..
잘나가던 대기업 사원이 영화판에 뛰어들어 당대의 스타 감독이 되기까지, 영화감독 배창호는 놀라운 에너지를 지닌 예술가였다. 그의 전작을 상영하는 배창호 특별전을 앞두고, 이를 기획한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배창호 감독과 두 차례 만나 영화로 쌓은 인생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배창호 감독의 전작을 상영하는 ‘특별전’을 처음 제안했을 때 그는 “뭐, 내가 회고를 할 때는 아니라고 봐요”라고 손사래를 치며 극구 사양했다. 물론 나로서도 배창호 감독을 과거의 작가로 ‘회고’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시네마테크에서 간헐적으로 와 을 상영하면서 조금씩 과거 그의 영화에 품고 있던 정이 새록새록 피어올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을 본 이래 그의 신작을 더 빨리 보고 싶었고, 달리 할 게 없는..
5월 20일, 화요일 7시 '배창호 특별전'이 개막합니다. 개막작은 배창호 감독님의 데뷔작 입니다. 철없던 고등학생 시절에 몰래 봤던 영화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영화는 이장호 감독의 (1983)과 배창호 감독의 (82)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담배 연기 자욱한 동네의 조그만 재개봉관에서 교외지도 단속선생님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몰라 마음을 졸이며 이 영화들을 봤습니다. 은 당시 텔레비전에서 봤던 안토니오니의 만큼이나 정말 이해하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자율학습을 피해 극장으로 숨어든 고등학생 소년이 부랑자 둘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벌이는 퍼포먼스를 이해할 길이 없었습니다. 보상과 축복은 물론 다른 방식으로 얻게 됐습니다. 이보희란 배우에 반해 한동안 이장호 감독의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떠돌아다녔으니까요..
"내가 만든 열 일곱 작품을 되돌아보면 크게 전환점의 시기가 있는데, 결국은 그 과정이 깊이를 추구해가는 변화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삶을 보는 눈의 깊이를 갖느냐 그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시대는 점점 반대로 가고 있다." - 배창호 5월 배창호 감독의 전작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됩니다. 5월 20일부터 6월 3일까지 80년대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와 작가적 도전의식을 보여준 배창호 감독의 작품 전작 17편을 상영하는 특별한 행사가 열립니다. '배창호 감독 전작특별전'은 배창호 감독의 영화세계를 살펴보는 기회이자 8-90년대 한국영화의 흐름을 살펴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이번 '특별전'은 배창호 감독을 과거의 작가로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동시대적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현역의 작가..
아마도 지난 해 6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오슨 웰스 특별전'에 참여했던 분이라면 오슨 웰스의 영화에 대해 정열적으로 이야기를 하던 한 여인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해 '특별전'에 참석했던 오슨 웰스의 마지막 촬영감독이자 파트너였던 촬영감독 게리 그레이버의 미망인 질리언 그레이버(캐스너)가 지난 해 12월 5일 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남편 게리 그레이버가 2006년 11월에 암과의 오랜 싸움 끝에 세상을 떠난 후, 꼭 1년 후의 일입니다. 함께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했던 동료 글렌 제이콥슨씨가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그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됐습니다. 지난 해 서울에서 함께 보낸 몇일간의 일들이 갑자기 기억속에 떠올라 잠깐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질리언은 남편 게리 그레이버와 함께 오슨 웰..
만약, 아직도 장 르누아르의 영화와 만나지 않으셨다면 그래도 여전히 늦지는 않았습니다. 부터 을 거쳐 까지 아직 남아 있는 르누아르의 영화와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세요. 이건 그냥 혹시나, 우리가 한 해 동안 수다하게 시네마테크에서 서로 영화 이야기를 나누면서 엘레나를 말하고 전원에서 불어온 돌풍을 이야기할 때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어리둥절해 할까 우려되어 드리는 소박한 권고입니다. 은 정말 밤새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이고, 2002년 처음 '장 르누아르 회고전'을 개최하면서 그리고 2년후 파리의 생 미셸에 있는 '악시옹 크리스틴 오데옹'이란 작은 예술영화관에서 다시 볼 수 있었던 은 정말 정말 제가 좋아하는 안타깝게 이번에 상영하지는 못했지만 와 더불어 그 다음날 저녁까지 이야기하고 싶은 정말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