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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THEQUE DE M. HULOT
이미 공지한바 있지만, 다음 주 6월 14일부터 시네마테크에서는 올해로 탄생 120주년을 맞은 시미즈 히로시 감독 회고전을 개최한다. 오즈 야스지로와 같은 해(1903)에 태어나 쇼치쿠 가마타 촬영소에서 함께 감독 데뷔한 시미즈 히로시는 생애 164편의 작품을 감독했지만, 오즈에 비해 알려질 기회가 많지 않아, 여전히 미지의 거장의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남은 작품이 적다. 도쿄필름센터가 2013년 현존하는 작품을 모두 모아 상영한바 있는데, 그래도 50편 정도였다. 디지털 전환된 작품도 없어서, 회고전을 기획하기도 쉽지 않다. 이번 회고전에서 상영하는 작품도 모두 35mm 필름이다. 35mm 필름 상영이 아니라면 여전히 극장에서 만날 수 없는 작품들이다. 덕분에 회고전 내내 영사기사가 고생이 많을 것이..
지난 주 금요일, 대전에 새로 개관한 소소아트시네마에서 개최한 극장에 관한 포럼에 참석해 근래 주목하던 지역의 민간 독립 영화관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몇 년 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05)라는 다큐멘터리를 상영한 후 소개한, 유토피아 영화관과 틀루주 보네포이 지역의 옛 산업 건물을 개조해 만든 임시 영화관 라 포레 일렉트리크 등, 재정 및 프로그램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민간 독립 극장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 민간 독립 극장은 수익성 요구, 높은 임대료 지불, 재정적 불안, 고용 문제와 같은 문제들과 높은 관리 비용 및 운영 비용, 인프라 및 개발 자금 조달의 어려움, 영화 시장의 긴장감과 불안정성, 멀티플렉스 극장과의 경쟁 심화 등의 '취약한 경제' 조건을 감수하고 운영되고 있다. 재정적 불안에 노..
오늘 V4 영화제가 개막합니다. V4 영화제는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의 클래식과 최근 영화 8편을 소개하는 행사입니다. 개막작은 두샨 하나크의 데뷔작 (1969)로, 슬로바키아 영화 백주년을 기념한 지난 2022년에 가장 뛰어난 슬로바키아 영화로 꼽혔습니다. 국내에서는 첫 상영입니다. 두샨 하나크는 동시대 체코 작가들인 밀로쉬 포만, 얀 네멕, 베라 히틸로바 등과 함께 동구 뉴웨이브의 대표적인 작가다. 두샨 하나크의 작업은 1950년대에 만연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도식과 단절을 시도하며 실험적인 요소를 가미하는데, 그런 점에서 비록 그가 다큐멘터리 작업에서 시작했지만 얀 네멕이나 베라 히틸로바와 근접한 작가라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죽음의 위협에 처한 요리사의 이야기다(322는 그의 관련..
2주전에 들었던 소식이지만, 이제야 간략하게나마 글을 적을 마음이 생겼다. 나고야 시네마테크가 7월 28일 폐관한다고 한다. 지난해 도쿄의 명화좌 이와나미 홀이 문을 닫았던것과 이유는 다르지 않다. 계속된 적자와 경영 위기 때문이다. 폐관을 알리는 안내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코로나 감염확산 이후 적자가 누적되고 지난해 정부, 행정의 지원이 끊기면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어 폐관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네마테크라지만 나고야 이마이케역 근처 평범한 주상복합빌딩 이층에 세들어 운영하는 사십석 규모의 미니시어터다. 2016년 2월 28일, 시네마테크의 지역 친구들과 함께 이 곳을 방문해 지배인 히라노 유지와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는 1982년 개관 당시에 직원으로 참여해 ..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참여하면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존 카사베츠 영화를 네 편 추천했다. 그가 보내온 추천 이유는 이랬다. “존 카사베츠 영화를 네 편 선택한 것은 처음 그의 영화를 만나는 관객이 한 편만 본다면 오히려 그의 영화를 싫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영화를 (자신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는, 그의 영화가 필요한 관객이 분명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하마구치 류스케는 예전 다른 글에서 30대가 되어서야 카사베츠 영화가 예산이나 일정의 관념 안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며 시스템의 사고방식을 넘어선 것이란걸 깨달았다며, 그렇게 하는 것에 가까이 가려면 많은 용기가 여전히 필요하고, 그래도 계속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카사베츠 영화는..
"나는 우리가 그 두 아이의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 영화의 힘이자 가능성이라고 믿는다.” - 장 피에르 다르덴 영화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을 담고 있기에,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우리는 다시 몇몇 장면으로 되돌아가 아이들이 처한 어쩔 수 없는 운명, 이야기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가능성, 말하자면 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의 토크에서 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에 대해 질문했을 때, 다르덴 형제는 그것이 지금 시대에 대한 자신들의 ‘분노’라 말했다. 하지만, 이 분노가 현실의 절망에서 나온 것이라도 영화는 다시 우리들을 영화의 첫 장면 난처한 아이의 얼굴로 데려간다. 아이는 난민 체류증 발급을 위해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중이다. 얼굴과 마주한다는 것..
“서울아트시네마라는 극장에 관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녜스 바르다의 단편 중 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관객들과 함께 보고 싶다.” -정금형 Jeong Geum-hyeong 정금형 작가는 오래전부터 시네마테크의 단골이었다. 시네마테크의 낙원 시절(2005-2015)부터 영화관을 찾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쩌면 그 전부터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극장을 자주 찾는 관객이라면 그녀가 행위예술가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부터 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녀는 ’2011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를 위한 서울아트시네마 홍보 동영상 공모에도 참여해, 이란 작품을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 홍보 영상은 2010년 10월에 개최한 ‘아녜스 바르다 회고전’에서 상영했던 바르다의 ..
"사랑은 가장 교묘하고 효과적인 사회적 억압의 도구인 것 같습니다."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알프레트 되블린(Alfred Döblin)이 1929년에 출판한 소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파스빈더의 개인적, 작가적, 정치적 발전에 가장 큰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파스빈더는 1980년, 생애 거의 마지막 시기에 이 작품을 텔레비전 연속극으로 영화화했다. 방송 전날, 파스빈더는 ‘나는 비버코프다’라고 선언하며, 되블린의 소설이 자신의 영화 경력에 어떻게 중심적인 창작 동력이 되었는지, 소설이 어떻게 ‘인생의 대본’이 되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설을 통해 어떻게 동성애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는지 설명했다. 파스빈더는 열네 살 때 처음 되블린의 소설을 접했다고 한다. 이후 이 작품은 그의 모든 작품에 의..